한재림 감독의 재난영화 <비상선언>과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 얼굴 앞에서>가 제74회 칸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경쟁 부문에 한국 영화는 포함되지 않았다.
3일 저녁(한국시각), 칸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한 감독의 <비상선언>과 홍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를 비경쟁부문과 올해 신설된 칸 프리미어 부문에 각각 초청했다고 밝혔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비상선언>은 장르성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완벽한 장르 영화라고 할 수 있다”고 초청 이유를 설명했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등이 출연한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재난영화다. 한재림 감독은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영화 <비상선언>으로 희망과 위로를 드리고자 했던 마음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당신 얼굴 앞에서>는 홍 감독의 연인이자 페르소나인 김민희가 아닌 이혜영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의 영화 여덟편에서 활약했던 김민희는 이번 작품에선 스태프로만 참여했다. 앞서 지난 3월, 홍 감독은 영화 <인트로덕션>으로 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인 은곰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재림 감독의 재난영화 <비상선언> 포스터. (주)쇼박스 제공
한국영화는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부터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 2018년 이창동 감독의 <버닝>, 2019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까지 4년 연속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영화제가 열리지 않은 지난해에는 연상호 감독의 <반도>와 임상수 감독의 <헤븐: 행복의 나라로>가 공식 초청받았다.
올해 경쟁 부문에는 개막작인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신작 <아네트>를 비롯해 24편이 올랐다. 숀 펜 감독의 <플래그 데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파리 13구>,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프렌치 디스패치>, 숀 베이커 감독의 <레드 로켓>, 난니 모레티 감독의 <트레 피아니> 등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올해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다.
한편, 이날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칸영화제 특별 게스트이자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조디 포스터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칸영화제 쪽은 “조디 포스터는 우리 시대의 주요 문제에 대해 겸손하면서 강한 헌신, 그리고 독특한 개성을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배우인 조디 포스터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택시 드라이버>(1976)를 통해 칸영화제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 및 연출작 중 7편이 칸영화제를 통해 전세계 관객에게 소개됐다.
올해 칸영화제는 오는 다음 달 6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린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실화영화 <모리타니안> 스틸컷. (주)디스테이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