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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나에게 땅을 달라” 브라질 농민의 외침

등록 2006-03-30 17:28수정 2006-03-30 17:38

문화방송 31일 ‘환경파괴·인권탄압’ 얼룩진 아마존 실태보도
2005년 2월 12일 아마존의 환경운동가 도로시 스탱 수녀가 벌목업자의 사주를 받은 살인 청부업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개발을 앞세운 벌목업자와 정치권력에 맞서 농민들의 인권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20년을 싸워온 ‘아마존 성녀’의 죽음이었다.

문화방송 시사프로그램 는 ‘아마존의 비극-대지를 빼앗긴 사람들’ 편(31일 밤 11시50분 방송)에서 도로시 스탱 수녀가 활동하다 살해됐던 북부 아마존 파라주를 찾아 환경파괴와 인권탄압으로 얼룩진 아마존 강 유역의 실태를 보도한다.

2005년 말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브라질 인구의 3%가 전체 토지의 3분의 2를, 1.6%가 전체 농지의 53.2%를 소유하고 있다. 과거 브라질 군부는 개발을 위해 주인없는 아마존 강 유역의 토지를 농장주들에게 대여했다. 그러나 한번 사적으로 전용된 토지는 정권의 부패와 관리 부재 속에 불법 매매와 불법 벌목의 터전으로 변질됐고, 쫓겨난 원주민들과 개발 정책 당시 아마존으로 이주했던 토지없는 농민들은 생계가 어려워지자 대농장에서 노예처럼 노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벌목업자의 폭력과 농장주의 횡포는 아마존 일대를 무법 천지로 만들었다. 지난 20여년간 아마존 파라주에서 토지 분쟁으로 발생한 살인사건은 무려 770여건. 60% 이상이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으며, 그나마 도로시 스탱 수녀의 사건에서처럼 농민들만 처벌받을 뿐, 살인을 사주한 지주들은 건드리지 못한다. 대농장에 들어간 사람들은 하루 열 여섯 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면서도 임금 한 푼 받지 못한다. 돈을 준다는 이야기에 속아서 농장으로 일하러 왔던 헤조 빌슨이라는 브라질인은 인터뷰에서 “다섯명의 아이들과 아내를 부양할 일이 막막하다”며 “땅은 바라지도 않으니 일한 대가만이라도 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한다.

프로그램에서는 인권유린과 노동착취 현장인 대농장에서 탈출한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브라질의 토지 문제를 조명한다. 상트 이사벨 마을에는 340여 가구가 천막을 치고 2년째 농성 중이다. 토지를 잃고, 대농장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던 농민들은 “노예처럼 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땅이 필요하다”고 부르짖는다. 그러나 브라질의 실질적인 권력이 대토지 소유자들에게 있는 현실에서 룰라 대통령조차도 토지 개혁의 방향을 잃고 자초하고 있는 현실이다.

취재를 위해 어렵게 현지에 접근했다는 김호영 피디는 밭에서도 벼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비옥하고 넓은 토지가 넘쳐나는데 많은 농민들은 배를 곯는 현실이 암담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삶의 전부인 땅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비극을 취재하며 “무엇보다도 토지 소유와 분배가 균등해야 한다는 범지구적인 원칙을 떠올리게 되었다”고 덧붙인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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