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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첫 앨범 낸 비바소울

등록 2005-02-17 18:09수정 2005-02-17 18:09

‘사람’ 냄새나는 힙합을 하겠다고 나선 3인조 힙합그룹 비바소울 멤버들. 왼쪽부터 사무엘, 주드, 딜로.
‘사람’ 냄새나는 힙합을 하겠다고 나선 3인조 힙합그룹 비바소울 멤버들. 왼쪽부터 사무엘, 주드, 딜로.


‘사람’ 냄새 나는 힙합 선언

힙합은 원래 차가운 음악이다. 미국 대도시의 흑인 빈민가에서 태어나기도 했거니와, 실제 악기 연주보다는 턴테이블과 컴퓨터 전자음으로 대부분의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는 점도 그렇다. 최근에는 그 경향이 많이 바뀌었지만, 거침없이 쏟아내는 랩의 내용 또한 사회에 대한 분노와 비판이 주류였다. 힙합은 이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류 음악의 반열에 올라섰고, 이는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수많은 이들이 힙합 뮤지션으로 나서고 있다.

‘분노·비판’ 넘어 ‘따뜻함’ 가득
솔·재즈·펑키 다양한 리듬 접목
“힙합으로 버무린 샐러드 같죠”

그런데 여기 좀 다른 힙합을 하겠다고 나선 세 젊은이들이 있다. 비바소울. 이들은 차가운 힙합 대신 따뜻하고 ‘사람’ 냄새 나는 힙합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음악보다 휘성·거미·빅마마·원티드 등 실력파 아르앤비 가수들을 배출해온 기획사 ‘엠보트’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오버그라운드 진출을 위해 만든 레이블 ‘헝그리스쿨’의 첫번째 ‘졸업생’으로서 더 이름을 떨치긴 했지만, 이제부턴 진검 승부를 보려 한다. 22일 발매되는 첫 정규앨범 <유스 온 더 로드>가 이들의 무기다.

이들의 이력은 범상치 않다. 주드와 딜로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1995년 한 청소년문화단체에서 서로를 만난 것이 인연의 시작이다. 4·19, 5·18 등 학교에선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던 한국 근현대사를 알게 되면서 사회에 대한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런 사실을 또래 친구들에게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음악을 골랐고, 헤비메탈 가운데서도 극도로 거칠고 강렬한 데쓰메탈을 하면서 점차 음악 본연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97년 분노와 저항의 음악인 펑크록 밴드 18크럭을 만들면서 사무엘을 만났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홍대앞 클럽에서 공연을 하기 시작했다.

99년 음악적 변화를 모색하다 힙합과 펑크를 결합한 음악을 하면서 리듬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힙합뿐 아니라 솔·재즈·펑키·보사노바·라운지 등 다양한 리듬의 음악을 섭렵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이들을 힙합과 결합해내는 작업에 몰두하게 된다. 비바소울이라는 3인조 힙합 밴드로 거듭난 것도 이 즈음이다. 보컬이었던 딜로뿐 아니라 3명 모두 랩과 노래를 함께 하면서도, 주드와 사무엘은 기타와 드럼을 각각 연주했다.

앨범을 들어보면 스스로 이름붙인 ‘애시드 힙합’이 뭔지 느낌으로 다가온다. 상큼한 보사노바 리듬에 경쾌한 랩을 얹어 따스한 봄날 푸른 풀밭으로 소풍을 나온 듯한 느낌을 주는 첫곡 ‘뮤직 피크닉’, 자신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읊은 ‘유스 온 더 로드’,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스윙 재즈에 랩을 결합한 타이틀곡 ‘스윙 마이 브라더’, 그루브(가락의 흥겨움) 넘치는 펑키와 랩을 뒤섞은 ‘딜라이트 펑크’, 애시드 재즈 버전과 레게 버전 두 가지를 모두 담은 ‘노 뮤직 노 라이프’ 등 듣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힙합들로 가득하다.


“우리들의 음악은 샐러드와 같아요. 재즈라는 당근, 보사노바라는 감자, 펑키라는 양상치 따위를 힙합이라는 마요네즈로 버무리는 거죠. 앞으로는 삼바·탱고 같은 라틴 리듬으로 대표되는 제3세계 음악과 힙합을 접목하는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단정적으로 딱 힙합을 하는 밴드보다는 ‘사람’ 냄새 나는 음악을 하는 밴드로 불려지길 더 원해요.” 이들은 18일 밤 9시부터 새벽까지 서울 홍대앞 클럽 오투에서 신곡 발표 파티를 연다.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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