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시사기획 쌈’ 20일 첫회…FTA관련 정부 왜곡 파헤쳐
<한국방송>은 가을개편에 맞춰 시사 다큐멘터리 <시사기획 쌈>을 새롭게 방영한다. 현직 기자들이 만드는 본격 시사 다큐멘터리를 지향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방송 월요기획> 이후 15년 만에 보도국에서 만드는 시사프로그램이다. 20일 ‘한미 FTA, 정부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취재연출 박종훈 기자, 밤 11시40분)라는 주제의 첫 방송에서는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 관련 수치나 사례를 조작, 왜곡한 6~7건의 사례를 밝힌다. 예를 들면 정부 홍보자료에서는 캐나다 경제가 자유무역협정 전후 2.9%에서 4.0%로 성장했다고 했으나, 실은 캐나다는 협정 직후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섰다. 정부는 캐나다가 협정을 체결한 89년을 93년으로 허위 기재하면서까지 자유무역협정이 경제성장에 보탬이 되는 듯 보이는 홍보자료를 만들어낸 것이다. 박종훈 기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왜곡된 정보로 동의를 얻는 현실”을 파헤치고 “누가 왜 이런 조작을 감행했는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제작진은 기자가 만드는 프로그램답게 취재력을 십분 발휘해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방송에서도 “기존 한미협정 관련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모든 정부기관이나 연구소, 해외 정부나 국제기관 등 출처가 분명한 자료만 사용했으며, 캐나다 장관, 멕시코 노동부 차관 등 책임의 주체를 찾아가서 직접 그들의 입으로 한국정부가 낸 자료가 잘못됐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현안을 다루면서도 엄정하고 객관적인 시사다큐멘터리로 논쟁을 줄여나가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한미 FTA, 정부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는 3개월의 취재기간을 가졌다. 시사보도팀과 탐사보도팀 등에서 경력 10~15년차 기자 16명을 투입하는 등 취재 관련 전격적인 인적 지원이 있었기에 기존 시사 프로그램보다는 충실한 취재시간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이 중 절반 정도는 아직 50분 시사 다큐멘터리를 직접 제작한 경험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또한 시사에 민감하고 사실 확인에 능한 기자의 강점을 살리면서 구성과 볼거리에서 피디들이 만드는 시사프로그램의 장점을 본받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다. <쌈>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은 임창건 시피는 “피디 저널리즘을 넘어서는, 저널리즘의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했다. 고발이나 추적 그 자체를 목표로 삼는 선정적 태도와 거리를 두며,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해 ‘본격’ 시사 다큐멘터리 색깔을 내겠다는 것이다. ‘사회지도층의 병역 비리 의혹’과 ‘한국 사회가 원하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취재해 왔으며, 곧 방송될 예정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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