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이 EBS를 통해 영어로 요한복음을 강의하는 색다른 방송을 할 예정이다. 31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영어로 읽는 도올의 요한복음’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도올 김용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07-01-31. 연합뉴스
EBS 사이트서 ‘요한복음’ 원전 강독 강의
“일생을 건 학문적 작업이라 자신”
“일생을 건 학문적 작업이라 자신”
"내가 1967년 한국신학대학 수석 입학생입니다. 평생을 성서와 희랍어를 연구하며 신의 광야에서 방황했습니다. 이제 그 방황을 끝내고 요단강을 건너는 순간에 있는데 그 건너는 방식이 보통 사람들과 다른 거죠. 모든 종교에 대한 편견 없는 자세를 유지하는 사람으로서 기독교를 우리 사회에 어떻게 바르게 인식시킬까를 고민했습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성서로 돌아가야 합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댐의 수문이 열리듯 마이크를 잡은 그의 입에서는 현란하고도 강렬한 말이 쉼 없이 쏟아져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 도중 "도올 선생이 부럽다"고 말해 다시 한번 그 '입심'으로 화제를 모았던 도올 김용옥 교수(세명대 석좌교수)가 3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마주앉았다.
그는 2월6일부터 EBS 외국어학습사이트(www.ebslang.co.kr)를 통해 신약성서 중 하나인 요한복음을 교재로 삼아 원전 강독 강의를 펼친다. 1999년 EBS '노자와 21세기'를 시작으로 TV 동양 고전 강의로 명성을 날린 그가 이번에는 인터넷을 통해 서양의 대표적 고전인 성서를 파고든다. 강의는 유료로 진행된다.
2000년 KBS 1TV '도올의 논어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예수 사생아' '성경 역사 왜곡' 등을 언급해 그 동안 기독교계와 불협화음을 빚어온 김 교수는 "기독교는 내 모태신앙"이라며 "기독교인들에게 더 이상 욕 먹고 싶지 않고 더 이상 기독교를 비판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BS 노자 강의를 시작으로 7년간 TV 강의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2007년부터는 새로운 미디어인 인터넷을 통해 또다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유료 사이트라 아무나 보지 못해 일단 좋다. TV는 모든 시청자의 요구를 맞춰야 하지만 이번 인터넷 강의는 더욱 전문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나. 내게 불필요하게 욕하는 사람도 줄어들 것 같고 그만큼 강의를 충실하고 진지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요한복음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요한복음에는 아주 독특한 해석의 지평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해석하면 세계 종교도 포섭할 수 있는 틀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에 쓰이는 원전은 1952년에 출간된 '요한복음RSV(Revised Standard Version)'로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참 아름다운 말로 구성돼 있으며, 요한복음의 희랍어 원전에 가장 근접하다. 군말이 없어 아주 좋다"면서 "원전의 아름다운 고어 투를 그대로 살리면서 현대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지난 4개월간 치밀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강의 교재를 고르다보니 판권에 안 걸리는 책이 성경밖에 없었습니다. 요한복음은 4개의 복음서 중에서 예수를 역사적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고 하나님 말씀의 구현체인 로고스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해석의 지평이 있어 선택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번 강의를 위해 '기독교 성서의 이해'와 '요한복음 강해' 등 두 권의 책을 집필했다. 그는 "각각 500쪽이 넘는 분량"이라며 "두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아마존닷컴을 통해 총 1만 달러 정도의 많은 책을 구입해 연구했다"고 밝혔다. "성서 강의는 전 문명에 걸쳐 철학, 문학, 역사에 대한 연구 없이 불가능합니다. 난 다행히 그간 꾸준히 자료를 모아왔고 사전을 찾으면 희랍어나 라틴어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 강의는 내 일생을 걸고 학문적으로 중후한 작업을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내 책이 한국 기독교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주길 바랍니다." 한편 이번 강의는 '김용옥식 영어 학습법'으로도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나는 영어라고 하면 5형식밖에 모릅니다. 영어는 5형식을 똑바로 알고 단어의 뜻을 많이 알면 됩니다. 회화를 잘한다고 해서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장을 잘 써야 합니다. 영어 편지, 영어 책을 잘 써야죠. 요즘 젊은이들은 영어가 뭔지 알아야 하는데 정말 답답합니다. 책을 통해 진지하게 공부해야합니다. 우리나라 영어 수준이 제대로 궤도에 오르려면 나 같은 스타일, 좀 미련하지만 이런 스타일도 학생들이 배워나갸야 합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엄청난 양의 단어를 가르칠 것입니다. 사전을 통해 만나는 단어가 아니라 내 평생 알아온 지식으로 단어를 해석해줄 것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 교수는 "내가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잘한다고 인정하는 이는 유엔 사무총장이 된 반기문 총장과 김우창 교수(고려대 영문과 명예교수)뿐"이라며 "특히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김 교수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강의는 한편당 40분 분량이 될 전망이며 20편의 강의를 하나의 시리즈로 엮어 총 3개의 시리즈가 진행될 예정이다. 2월6일 5편의 강의가 한꺼번에 소개되며 일주일 간격으로 5편씩 업데이트된다. 김 교수는 "요한복음이 21장인데 1장이 가장 난해하다"면서 "현재 10강까지 녹화를 했는데 1장 10절까지밖에 못 나갔다. 요한복음을 다 하려면 최소 100강 규모는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강료는 20편을 묶은 시리즈당 약 3만 원 선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한편 김 교수는 기자회견 말미 "기독교를 믿느냐"는 질문에 "매우 어려운 질문"이라며 "예수를 믿는다"고 답했다. 또 "1967년 한국신학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졸업은 못했다. 1년 만에 고려대 철학과로 도망갔다"며 "신학대학으로 진학한 것도 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이었고 거기서 다른 길을 간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 교수는 이번 강의를 위해 '기독교 성서의 이해'와 '요한복음 강해' 등 두 권의 책을 집필했다. 그는 "각각 500쪽이 넘는 분량"이라며 "두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아마존닷컴을 통해 총 1만 달러 정도의 많은 책을 구입해 연구했다"고 밝혔다. "성서 강의는 전 문명에 걸쳐 철학, 문학, 역사에 대한 연구 없이 불가능합니다. 난 다행히 그간 꾸준히 자료를 모아왔고 사전을 찾으면 희랍어나 라틴어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 강의는 내 일생을 걸고 학문적으로 중후한 작업을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내 책이 한국 기독교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주길 바랍니다." 한편 이번 강의는 '김용옥식 영어 학습법'으로도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나는 영어라고 하면 5형식밖에 모릅니다. 영어는 5형식을 똑바로 알고 단어의 뜻을 많이 알면 됩니다. 회화를 잘한다고 해서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장을 잘 써야 합니다. 영어 편지, 영어 책을 잘 써야죠. 요즘 젊은이들은 영어가 뭔지 알아야 하는데 정말 답답합니다. 책을 통해 진지하게 공부해야합니다. 우리나라 영어 수준이 제대로 궤도에 오르려면 나 같은 스타일, 좀 미련하지만 이런 스타일도 학생들이 배워나갸야 합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엄청난 양의 단어를 가르칠 것입니다. 사전을 통해 만나는 단어가 아니라 내 평생 알아온 지식으로 단어를 해석해줄 것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김 교수는 "내가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잘한다고 인정하는 이는 유엔 사무총장이 된 반기문 총장과 김우창 교수(고려대 영문과 명예교수)뿐"이라며 "특히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김 교수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강의는 한편당 40분 분량이 될 전망이며 20편의 강의를 하나의 시리즈로 엮어 총 3개의 시리즈가 진행될 예정이다. 2월6일 5편의 강의가 한꺼번에 소개되며 일주일 간격으로 5편씩 업데이트된다. 김 교수는 "요한복음이 21장인데 1장이 가장 난해하다"면서 "현재 10강까지 녹화를 했는데 1장 10절까지밖에 못 나갔다. 요한복음을 다 하려면 최소 100강 규모는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강료는 20편을 묶은 시리즈당 약 3만 원 선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한편 김 교수는 기자회견 말미 "기독교를 믿느냐"는 질문에 "매우 어려운 질문"이라며 "예수를 믿는다"고 답했다. 또 "1967년 한국신학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졸업은 못했다. 1년 만에 고려대 철학과로 도망갔다"며 "신학대학으로 진학한 것도 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이었고 거기서 다른 길을 간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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