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국내 최장수 시사고발프로…“양극화 밑바닥 인권 다룰 것”
국내 최장수 시사고발 프로그램, 한국방송 <추적 60분>이 800회를 맞았다. 그동안 111명의 피디를 포함해 프로그램을 거쳐간 제작진만도 300명이다. 1983년 2월27일 1편 ‘한국의 헐리우드, 충무로 영화가’라는 주제로 첫방송된 후 현장성있는 정보프로그램에서 기동취재를 통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으로 변모하며 올해로 25년째를 달려왔다. 지난 4일 ‘고백’이라는 주제로 100분동안 방송된 800회 특집에는 그동안 <추적 60분>에 참여했던 제보자와 출연자, 전현직 제작진이 자리를 같이했다. 이들 13명의 제보자와 출연자는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온 40대 여성, 초로기 치매환자와 가족들, 거인증을 앓고 있는 농구선수 김영희씨 같은 출연자거나 감사 중단 의혹을 폭로하다 강제해직당한 전직 감사원 공무원 현준희씨나 청주대 박정규 교수같은 내부고발자들, 케이티엑스의 여승무원 등으로 불리함을 무릅쓰고 자신이나 조직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낸 용기있는 사람들이다. 특히 ‘은둔형 외톨이’ 편에 출연했다가 커튼 뒤에서라도 800회 특집에 참여했던 문종선(49)씨는 진행자 남희석씨가 간곡히 요청하자 망설임 끝에 커튼 뒤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알려지지 않은 문제로 고통받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공론화된 이후 그들이 세상과 접점을 찾는 모습을 담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자평이다. 사회감시기능의 역할을 다한 영광의 역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군사정권 시절 대학생들을 용공으로 몰아간 정권의 논리를 방송한 ‘오늘의 학원 무엇이 문제인가’ 편이나 1986년부터 1994년까지 외부 압력과 내부 사기저하로 방송이 중단된 시기도 있었다. 제작진은 시대상에 따라 질곡과 변화를 겪어온 <추적 60분>의 이후 지표는 다름아닌 인권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800회 특집을 만들었던 최지원 피디는 “앞으로 <추적 60분>은 양극화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 이야기를 다루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