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하루 중 혼자 있는 시간
KBS특집 ‘저 혼자 두지 마세요’ 설문조사
어린이날에 집에 혼자 있어봤다는 어린이가 16.5%나 되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평소 5시간 넘게 혼자 있다는 어린이들도 14.6%나 됐다. 한국방송은 어린이날 특집 생방송 〈저 혼자 두지 마세요〉(5일 오전 10시)에서 국가청소년위원회와 공동으로 ‘어린이마음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한겨레〉에 보내왔다. 서울 어린이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강북 어린이 14%가 5시간 이상 혼자 있어봤다고 답했고, 강남 어린이 74.3%는 1시간 이상 혼자 있을 때가 자주 있었다고 답했다. 제작진은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혼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지만, 보통 가정에서도 심리적으로 홀로 된 경우가 많았다고 전한다.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맞벌이 부부 밑에서 외둥이에 사회적 보호장치 없이 자라는 대한민국 어린이들 80~90%는 심리적으로 혼자된 아이들”이라고 했다. ‘혼자 있다’고 느끼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부모가 미처 다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30%의 어린이들만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없다’고 느끼는 반면 ‘우리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부모는 46%로 차이를 보였다.(왼쪽 그림) 혼자 있을 때 어린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어린이의 50.8%가 ‘심심하다, 무섭다, 외롭다’고 응답했다. 혼자 있을 때 무서워하는 것으로는 ‘유괴’가 35.4%로 가장 많았다. 그렇다고 ‘집에 있는 부모’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어린이들은 혼자 있을 때 필요한 사람으로 부모님보다는 친구(65.0%)를 꼽았으며, 친구들과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60.8%)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덕기 피디는 “아이들이 혼자 있지 않고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사회적인 보호책을 만들자는 게 프로그램의 취지”라며 “동마다 한 곳씩 어린이 쉼터를 만들자는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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