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
SBS 새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엄마 눈으로 본 엄마들 이야기
〈반올림〉부터 〈최강 울엄마〉까지 청소년 드라마 속의 어머니는 입시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어머니였다. 25일 방영을 시작한 에스비에스 월화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사진·홍창욱 연출, 김현희 극본, 밤 9시55분)에 나오는 어머니들도 모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높은 교육열로 아이들을 채근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런데 〈강남엄마…〉는 어머니의 눈으로 본 어머니의 모습, ‘입시공화국’ 대한민국 교육문제의 가해자이면서 최대 피해자라는 양면성을 캐내고 있다. 게다가 ‘사교육의 메카 강남’을 무대로 경제력과 교육 기회의 상관관계를 내놓고 말한다. 낮에는 식당일,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면서 똑똑하고 성실한 아들을 뒷바라지 한들 강남과 특목고의 높은 벽을 깰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민주(하희라)는 교육을 노동으로 아는 ‘강북엄마’의 대표주자다. 이와는 대조적인 인물이 교육은 정보라며 우수 교사와 학원을 훤히 꿰고 아들은 과학고, 딸은 외고에 보내려는 수미(임성민)다. 또 뒷돈으로 들어온 학교에서 촌지를 받아 이를 메우려는 교사(유준상), 돈은 있으되 ‘순수 강남 혈통’이 아니라서 강남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미경(정선경) 등이 주요 인물로 나온다. 이 드라마의 전략은 솔직하게 찔러대고 웃어넘기기인 듯하다. 자식교육에 올인하는 엄마, 기계처럼 돈버는 아빠, 일찍 철들어버린 아이들, 종잣돈을 모으려는 교사 모두가 자신의 욕망을 감추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홍창욱 피디는 지방 특목고 유학이나 중학생들의 경쟁, 사립학교 재단비리, 우등생의 자살 등 ‘강남학교’라는 상징을 통해 충격적인 교육현실을 가감없이 전할 생각이라고 했다. 여기에 하희라, 유준상, 김성은의 삼각관계가 양념처럼 더해진다.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어” “아줌마, 그럴 거면 강북으로 돌아가” 같은 대사에는 신물나는 교육현실이 들어 있지만, 거침없는 말본새로 보는 이들에게 쾌감을 주겠다는 것이다. 교사 역을 맡은 유준상은 “6부까지의 촬영분 중 70~80% 정도가 솔직하게 교육현실을 까발리는 내용”이라고 전한다. 하희라는 “나는 강남에 살고 있지만 강남엄마가 아닌가 보다” 하며 웃었다. ‘강남엄마’의 정체성은 사는 지역이 아니라 그 커뮤니티에 속해야 하고 지향점이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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