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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엉뚱발랄 상상력 그러고는 시침 뚝

등록 2008-08-17 19:22수정 2008-08-17 20:04

깜찍한 캐릭터·따뜻한 시선 감동 선물
주성치의 필생의 코믹 SF ‘CJ7-장강 7호’

저우싱츠(주성치) 영화의 매력은 엉뚱한 상상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에 있다. 시침 뚝 떼고 웃기는 그의 영화를 볼 때면 어딘지 모자란 듯한 등장인물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새 영화 (이하 <장강 7호>)는 저우싱츠의 상상력의 촉수가 에스에프에 뻗친 경우다. 저우싱츠와 에스에프가 형용모순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실은 그가 수십년을 꿈 꿔온 필생의 영화다.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자신을 감독의 길로 인도한 장본인이며, <이티>(E.T.)를 셀 수도 없이 반복해서 보았노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낯선 외계 생명체가 좌충우돌하며 지구인과 우정을 나눈다는 내용의 저우싱츠판 <이티>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다. <장강7호> 역시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다. <장강 7호>가 <이티>보다 더 큰 감동을 준다고 감히 말할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훨씬 더 흥겹다는 점은 분명하다.

영화를 이해하려면 먼저 난해해 보이는 제목의 의미부터 풀어내야 한다. 주인공 샤오디(쉬자오)를 괴롭히는 못된 녀석 ‘조니’가 자랑하는 최신 강아지 로봇의 이름이 ‘장강 1호’다. 시제이(CJ)는 장강의 중국어 발음 첫 글자다. 샤오디는 장강 1호를 사달라고 가난한 아빠에게 떼를 썼다가 크게 혼이 난다. 대신 아빠가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연두색 고무공이 네발 달린 생명체로 변하자, 이를 장강 7호라고 부른다. 강아지도 고양이도 아닌, 깜찍한 외모의 장강 7호는 디즈니·픽사의 ‘월-E’에 버금가는 ‘올해의 캐릭터’다. 살아움직이는 듯한 머리털과 접히거나 깨지지 않는 무한대의 신축성을 자랑한다. 샤오디의 상상처럼 ‘조니를 때려눕히는 특출한 쿵푸 실력과 다 썩은 사과를 새 걸로 만드는 초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샤오디 가족을 구하는 비범한 능력을 발휘한다.

사회 낙오자들을 향한 저우싱츠 특유의 따뜻한 시선은 여전하다. 저우싱츠는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지만 힘이 딸려 작업반장에게 늘 지청구를 듣는다. 가난해도 아들에게만은 최고의 교육을 받게 해주겠다는 아빠의 욕심으로 부자들의 명문 학교에 다니는 샤오디는 꼴찌를 면치 못한다. 아빠가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다 떨어진 운동화를 신고 왔다고 체육시간에는 늘 벌을 선다. 샤오디의 유일한 친구는 덩치가 산만한 ‘왕따’ 여자아이다. 절름발이 퇴물과 외모비관론자, 뚱땡이, 박봉의 청소부 등 이른바 ‘패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승리의 드라마를 일궈내는 <소림축구>와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저우싱츠 특유의 화장실 유머를 비롯한 엽기 유머도 적절히 등장한다. 장바이즈(장백지)와 자오웨이(조미)의 뒤를 잇는 ‘성치 걸’로 뽑힌 <소림소녀>의 장위치(장우기)가 샤오디를 아끼는 선생님으로 출연한다. 깜찍한 표정으로 눈길을 끄는 샤오디 역의 쉬자오는 1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여자아이다. 21일 개봉.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코리아 스크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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