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모순 녹인 ‘길바닥 사극’
KBS ‘추노’ 6일 첫 방송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다. 보형물도 아니다. 순전히 역기와 아령만으로 만들었다는 순도 99%의 ‘초콜릿’ 복근을 보란듯이 과시하는 사극이 온다. 월화드라마 경쟁에서 에스비에스 <제중원>이 탄탄한 연기력을 앞세워 반걸음 앞서갔다면, 한국방송 <추노>(연출 곽정환)는 장혁, 오지호 등 몸 좋기로 유명한 배우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히어로> 등 기존 드라마와의 경쟁구도를 그려갈 태세다.
6일 밤 9시55분 첫 방송되는 <추노>는 조선시대 ‘상놈’들의 거친 이야기를 원형에 가깝게 그리는 ‘길바닥’ 사극이다. 17세기 소현세자 독살설로 민심이 흉흉해진 시기, 도망간 노비를 잡는 추노꾼의 이야기에는 돈과 계급이라는 시대를 관통하는 모순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의문의 화재로 멸문한 뒤 노비 언년(이다해)을 찾아 헤매는 추노꾼 대길(장혁), 조선 최고의 무장으로 소현세자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청나라를 다녀왔지만 세자의 죽음 뒤 누명을 쓰고 노비가 된 태하(오지호) 등 중심인물들뿐만 아니라 태하의 재능을 끊임없이 질투하는 철웅(이종혁), 양반 없는 세상을 꿈꾸는 업복이(공형진), 한물간 추노꾼으로 패거리를 몰고 다니는 천지호(성동일) 등 조연들의 캐릭터 또한 생생하다. 극본을 맡은 천성일 작가는 영화 <7급 공무원>의 작가이기도 하다.
한편, 1회에서는 조선 최고의 추노꾼으로 무자비하고 돈만 밝히는 대길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다른 추노꾼 천지호 패거리의 계략과 함께 노비 언년을 찾아야만 하는 대길의 사연이 공개된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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