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피디 등 3명 염색체 손상
3월 중순부터 언론인 50여명 받아
3월 중순부터 언론인 50여명 받아
일본 대지진 현장을 다녀온 방송 취재진 가운데 피폭 및 피폭 의심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언론계에 피폭 우려가 번지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원전 사고지역 인근을 취재했던 <한국방송>(KBS) 박아무개 촬영감독이 국가방사선진료센터(방사선센터)로부터 피폭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또다른 한국방송 취재진 2명도 피폭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촬영감독은 지난 3일 방사선센터로부터 세포 1000개당 7개꼴로 염색체가 상했다며 피폭 판정을 받았다. 박 감독의 피폭 추정량은 최소 27밀리시버트(mSv·방사선량의 단위)~최대 322밀리시버트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원자력 사고 발생 시 일반인 피폭한도를 긴급 시 연간 20~100밀리시버트, 사고가 수습단계일 때 1~20밀리시버트로 제시하고 있다. 박 감독은 3월12일부터 3박4일간 후쿠시마 공항과 센다이 등 원전 사고지역 반경 40㎞ 바깥 지역을 취재했다.
또 3월15일부터 사흘간 일본 도쿄 지역을 취재한 한국방송 영상제작국 소속 ㅎ씨는 염색체 검사 결과 세포 1000개당 5개꼴로 염색체 손상이 이뤄진 것으로 지난 12일 확인됐다. ㅎ씨의 피폭 추정량은 0~279밀리시버트다. 비슷한 시기에 도쿄 인근을 취재한 한국방송 피디 ㄴ씨도 염색체 검사에서 세포 1000개당 4개꼴로 염색체 이상이 있으며 피폭 추정량은 0~500밀리시버트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방사선센터는 이들 2명에게는 피폭 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진경 방사선센터 생물학적선량평가팀 과장은 “추정치를 보면 두 사람의 피폭량은 각각 최대 279나 500밀리시버트일 수 있지만 반대로 0밀리시버트일 수도 있다”며 “최소 추정치가 0밀리시버트로 나올 경우 피폭 판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피폭 피해를 본 언론인이 생겨나면서 방사선센터에 염색체 검사를 의뢰하는 신문과 방송 취재진이 크게 늘고 있다. 방사선센터 쪽은 “3월 중순부터 이달 11일까지 언론인 30여명 등 50여명의 검사를 진행했는데, 11일 하루에만 추가로 약 20명의 언론인들이 검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방사선센터는 11일까지 외부 오염도 측정과 백혈구 검사, 염색체 검사 등 세가지 피폭 검사를 모두 받은 50여명 가운데 염색체 일부 손상이 발견된 사람은 박 감독 등 한국방송 취재진 3명이 전부라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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