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전보조처 이어 “24일 결방”
노조 “파행” 비판에 사쪽 “구성원 뜻”
노조 “파행” 비판에 사쪽 “구성원 뜻”
‘피디수첩’을 둘러싼 <문화방송>(MBC)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쪽은 지난 12일 ‘남북경협 중단 그후 1년’(24일 방송 예정)을 취재하던 이우환 피디를 일방적으로 비제작 부서로 발령냈다. 24일치 피디수첩은 ‘준비 미비’로 결방시켰고 지난 16일엔 ‘남북경협’ 아이템을 함께 취재하던 김동희 피디를 징계 논의를 위해 인사위에 회부했다. 사쪽의 이런 ‘강공’에 노조와 제작진은 ‘피디수첩의 재갈을 물리기 위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쪽은 지난 12일 ‘남북경협’ 아이템을 취재하던 이우환 피디 등에 대해 취재 중단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며 경기도 용인에 있는 드라마세트장 관리 부서 ‘드라미아개발단’으로 발령을 냈다. 문화방송 피디협회와 노조는 이 피디를 시사교양국 밖으로 내보낸 것을 정부 비판적 아이템을 다루지 못하게 하려는 사쪽의 ‘피디수첩 길들이기’로 보고 있다.
사쪽은 24일치 피디수첩 결방에 대해선 ‘피디수첩 구성원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사교양국 윤길용 국장은 23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일(24일)치 방송을 제작하던 두 명의 피디 가운데 한 명(이우환 피디)이 방송을 10여일 앞두고 인사로 빠져나갔고, 남은 한 사람으로 방송을 준비하기에는 촉박했다”며 “피디수첩 구성원 전체가 ‘한 주 쉬는 편이 낫겠다’는 의견을 전해와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피디협회 소속 한 피디는 24일 “남북경협 아이템이 안 된다고 결정했으면 24일 방송 시점까지 이를 대체할 아이템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사쪽이) 이런 노력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결방 사태를 빚었다”고 주장했다. 정영하 노조위원장 역시 “윤길용 국장 등 사쪽이 결방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25일 이후 공정방송협의회 등을 통해 결방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김동희 피디에 대한 인사위원회 결과는 또다른 뇌관이다. 윤 국장은 이우환 피디와 한 팀을 이뤄 남북경협 아이템을 제작하던 김 피디에 대해 취재 중단을 지시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16일 인사위원회에 징계요청안을 올렸다. 반면 제작진과 노조는 김 피디가 담당 부장의 허락을 얻어 취재를 나갔다가 복귀 지시를 받고 취재를 중단한 만큼 지시 불이행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섰다. 24일 사쪽은 25일 오전으로 애초 예정된 인사위를 일단 연기했다. 이진숙 문화방송 홍보국장은 “인사위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피디수첩 피디에 대한 잇단 징계성 인사에 이어 김 피디 징계까지 이뤄질 경우 제작 거부 등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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