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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다음 총선때 봅시다” KBS의 협박성 발언

등록 2011-06-29 20:49수정 2011-06-30 09:44

인상안 처리 어렵자 도 넘어
카메라 6대로 압박 취재도
사장은 “행동해주기 바란다”
<한국방송>(KBS)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한국방송 기자들의 과도한 정치권 압박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수신료 인상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해당 언론사 기자가 국회의원을 상대로 압박성 취재나 로비를 펼치는 것은 언론의 정도를 벗어난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다음 총선에서 봅시다.” 지난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반대로 수신료 인상안 처리가 어려워지자, 한국방송의 한 기자가 인상안 처리를 막은 민주당 의원에게 했다는 발언이다. 이날 한국방송은 국회 출입 기자 5~6명과 방송용 카메라 6대를 문방위 회의장에 배치한 뒤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압박 취재’를 시도했다. 문방위엔 국회를 출입하는 현장 기자뿐 아니라 간부들도 출동해 상황을 살폈다.

한국방송 일부 기자는 지난해 9월 열린 문방위에서 최문순 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폭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최 의원은 문방위에 참석한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에게 “(한국방송) 기자들이 왜 나서서 수신료 인상 부탁을 하느냐. 사장이 기자들을 사병처럼 부리지 말라”고 요구했다. 해당 발언을 들은 한국방송의 한 기자는 문방위 직후 최 의원을 겨냥해 “최문순 나오라 그래”라며 고성과 폭언을 퍼부었고, 이 과정에서 이에 항의하는 민주당 보좌진과 실랑이를 벌였다.

지난 24일에는 기자·사원 등 한국방송 구성원 수백명이 근무시간 중에 민주당사를 찾아가 인상안 표결처리 합의 번복을 규탄했다. 한국방송 노동조합 주도로 이날 오전 9시30분 열린 집회 참석을 독려하려고 일부 팀장은 소속 팀원에게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6월 30일 한겨레 그림판
6월 30일 한겨레 그림판

한국방송 기자들이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위해 로비 및 압력성 취재에 나서는 것은 김인규 사장의 전사적 독려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방송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김 사장은 지난 20일 임원회의를 비롯해 수시로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위한 직원 단결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임원들 앞에서 “전체 직원이 자신이 몸담을 직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수신료 현실화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뜻을 모으고 행동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지난 4월22일에는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정치권과 언론·시민단체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이날 임원회의에서 그는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노조 등이 야당이 (수신료 인상안에) 반대하도록 만들고 있는데, 다음(국회)에는 악재를 말끔히 처리해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의 한 기자는 “경영진이 내부 소통도 없이 (수신료 인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기자들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취재 윤리에서 벗어난 무리한 취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주 전 사장 재임 시기, 한국방송의 ‘수신료현실화추진단’에서 활동한 전직 한국방송 고위 관계자는 “당시에는 정치권에 대한 로비나 압박으로 수신료 문제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시민을 상대로 한국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집중 홍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상덕 한국방송 홍보국장은 “30년간 묶인 수신료 인상안 처리가 중요하다는 (기자) 개인의 판단에 따라 취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진 이유주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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