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창 전 한나라당 의원
노무현정부때 색깔공세 앞장
방송사에 직간접 영향 우려
방송사에 직간접 영향 우려
정부는 13일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신임 사장에 ‘좌파 척결’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이원창(사진) 전 한나라당 의원을 임명했다. 전국언론노조 코바코지부와 언론단체는 이념적 편향성이 강한 인사를 방송광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의 수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장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이원창 전 의원을 임기 3년의 코바코 사장으로 최종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이 사장은 고려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경향신문> 외신부장 등을 거쳐 16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우파 인터넷 언론 6개가 모인 뉴스 포털 ‘뉴스파인더’ 회장을 맡고 있다. 언론단체들은 그가 정치인 시절이던 2002년 12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위 외교안보팀을 겨냥해 “주사파가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등 ‘색깔론 공세’에 앞장선 인물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코바코 사장 임명에 반대해왔다.
코바코는 현재 지상파 방송의 모든 광고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중인 미디어렙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코바코는 공영방송의 광고 배분은 여전히 맡게 된다. 언론단체들은 코바코가 방송광고 배분 등을 통해 방송사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들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사장 인선 조건의 하나로 제시해왔다.
코바코의 권기진 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반대해왔음에도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며 “내일(14일)부터 출근저지 투쟁을 포함한 사장 퇴진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우(세명대 교수)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좌파 척결 등 색깔론을 편 사람을 방송사에 영향을 끼치는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신임 사장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방송광고의 배분 과정에 치우침이 있어서는 안 되며, 불편부당한 집행을 위해 코바코의 모든 행정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문현숙 선임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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