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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마사이 땅에서의 82일 ‘액션 다큐’ 되다

등록 2011-10-10 20:15

다큐멘터리 <마사이마라의 전사들> 1부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다큐멘터리 <마사이마라의 전사들> 1부의 한 장면. <티브이엔> 제공
‘마사이마라…’ 감독 이정준
티브이엔 제작 2부작 다큐
케냐 원주민과 함께 생활
벼룩떼·사자 위협 등 넘겨
“저, 영화 좀 찍었습니다.”

‘액션 다큐멘터리스트’로 불리는 이정준 감독은 <마사이마라의 전사들> 1부의 첫머리에서 내레이션을 하면서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를 찍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사이마라의 전사들>은 케이블 채널 <티브이엔>(tvN)에서 제작·방영하는 2부작 다큐멘터리다. 지난 9일 1부가 나갔고, 오는 16일 오전 10시에 2부가 방송된다.

<마사이마라…> 2부작은 ‘이정준 수난기’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지난 5월 중순, 카메라 한 대를 짊어진 채 오토바이를 타고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 지역에 단신으로 들어갔다. 82일 동안 마사이족과 함께 생활하며 벼룩떼의 습격, 사자의 위협, 강도의 협박 등 숱한 위기를 넘겼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 곧 ‘다큐멘터리스트’란 말 앞에 ‘액션’이 붙은 이유도 그가 현장을 두려워하지 않은 덕분이다. 마치 액션 배우처럼.

그는 9일 <한겨레>에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망원렌즈로 관찰하는 다큐가 아니라 현장에 뛰어들어 주인공과 호흡하는 다큐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마사이족과 보낸 82일간의 기록은 그에게 한 편의 영화 같은 순간으로 남았다. 지난 4월 티브이엔이 내보낸 다큐멘터리 <인간 대 고래>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이 다큐에서도 인도네시아 렘바타 섬의 원주민과 석달 동안 함께 생활하며 고래와 직접 맞섰다. 지상파 방송사 카메라 감독 출신인 이 감독은 2005년 9월 <에스비에스>에서 방영된 오지 다큐 <이리안자야 5천㎞를 가다>를 시작으로 본격 다큐 감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마사이마라…> 1부 ‘게르게르 마을의 사투’는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보호구역에서 시작한다. 마사이마라는 원래 ‘마사이의 땅’이란 뜻인데, 케냐 정부의 야생동물 보호 정책 덕분에 지금은 말 그대로 동물의 왕국이 됐다. 대신 마사이족은 마사이마라 외곽 지역의 땅을 얻었다. 동물이 인간을 쫓아낸 셈이다. 야생동물을 주요 관광자원으로 삼고 있는 케냐 정부는 용맹한 마사이족에게 사자 사냥도 못하게 했다. 게르게르 마을의 마사이족은 사자의 공격으로 전 재산이라 할 수 있는 가축을 잇따라 잃자 복수를 결심한다.

이 감독은 “케냐 정부는 원주민의 가축 피해 보상 정책을 마련해놓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원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6일 방송될 2부 ‘모란과의 동행’은 이 감독이 마사이족의 전사 ‘모란’과 수십일간 동행한 기록이다. 창 하나에 의지해 사자나 버펄로와 맞서는 모란은 마사이족 ‘직업 군인’으로 맹수로부터 인간과 가축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는다. 한때 마사이 6개 마을이 모두 모란을 고용했는데 이제 모란을 필요로 하는 마을은 단 한곳만 남아 있다. 2부에선 이 감독이 어쩌면 마지막 세대가 될지 모르는 모란과 함께 맹수를 쫓는 모험이 펼쳐진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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