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자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가 첫 오프라인 토크콘서트를 연 29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콘서트홀에서 김용민 시사평론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등 출연진(왼쪽부터)이 인사를 하자 관객들이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이들을 촬영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토크콘서트 서울공연
‘네 남자의 수다’…티켓 2800장 20분만에 매진
관객들 “재미와 진실을 현장에서 보고 싶었다”
‘네 남자의 수다’…티켓 2800장 20분만에 매진
관객들 “재미와 진실을 현장에서 보고 싶었다”
“내 인생 소원은 재테크 하면서 재벌이 되기를 원합니다. 아멘.”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의 패러디곡 ‘내곡동 가까이’가 울려퍼지자 객석을 가득 메운 1400명의 관객은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지휘에 맞춰 일제히 합창을 시작했다. ‘내곡동 가까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논란을 꼬집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돌그룹의 축하 공연도 없고 한류 스타의 깜짝 출연도 없는 이야기쇼, 오직 네 남자의 발칙한 수다와 각종 뒷담화가 난무하는 콘서트에 사람들은 자지러졌다.
시사풍자 팟캐스트(인터넷 1인 미디어) 방송인 <딴지라디오, 나는 꼼수다>의 첫 토크콘서트가 29, 30일 저녁 이틀 동안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다. 토크콘서트란 공연이나 음악을 소재로 하는 콘서트와 달리 말 그대로 ‘토크’(이야기) 중심의 공연이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는 29일 콘서트에서 “권력에 ‘쫄지 말자’는 메시지를 널리 알리고 싶어서 공연을 마련했다”며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우리가 쫄지 않으면 상대가 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29일 팟캐스트에 올린 26회 방송분까지 국내 팟캐스트 내려받기 순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나꼼수>의 열기는 토크콘서트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공연티켓 가격이 3만~5만원으로 만만치 않았는데도 이틀치 티켓 2800장이 발매 20분 만에 모두 매진됐다. 29일 공연장을 찾은 김윤호(30·회사원)씨는 “티브이 뉴스와 신문은 너무 엄숙하면서도 진실에 대한 갈증을 풀기에는 부족한데 <나꼼수>는 재미와 진실을 동시에 들려준다”며 “<나꼼수>를 현장에서 보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버라이어티 각하 헌정콘서트’를 주제로 열린 이틀 동안의 콘서트에서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와 김용민씨, 정봉주 전 국회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 등 네 명의 <나꼼수> 출연진은 정 전 의원의 폭로로 불거진 나경원 의원의 사학법 청탁 논란 뒷이야기, 주 기자의 내곡동 보도 후일담 등 그동안 방송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콘서트의 백미는 경찰의 <나꼼수> 수사에 대한 ‘<나꼼수> 식’ 대답이었다. 지난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섰던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쪽은 선거 과정에서 <나꼼수> 출연진이 ‘나경원 후보가 1억원짜리 피부숍에 다닌다’고 말한 것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라며 경찰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주 기자는 29일 공연에서 “이 정권이 지난 3년 반 동안 힘없는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남발하며 벌금 100만~200만원씩 물리고 있다”며 “우리는 끝까지 싸워서 함부로 휘두르는 공권력에 대해 준엄한 경고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나꼼수> 토크콘서트는 11월 둘째 주부터 12월 초까지 경기도 고양과 광주광역시, 대전, 대구 등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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