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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쾌도난마, 헛웃음 나오는 ‘자학개그’

등록 2012-08-03 19:57

<박종진의 쾌도난마>. <채널에이>
<박종진의 쾌도난마>. <채널에이>
[토요판] 최성진의 오프라인 TV
거친 표현과 엉뚱·무리한 주장
“종편의 생존방식은 이런 것인가”

개국 8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는 종편을, 집에서 느긋하게 앉아 티브이(TV)로 보는 일은 거의 없었다. 뭐, 굳이 종편을 꺼려서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이용해 좋아하는 프로그램만 찾아보는 방법을 익혔기 때문이다. 특히 유튜브는 간밤에 화제가 됐던 프로를 다시 볼 수 있게 해줘서 좋다. 물론 무료다.(^0^) 지금 소개하려는 이 프로를 처음 알게 해준 곳도 바로 유튜브였다. 프로그램 이름은 <채널에이>가 방송하는 <박종진의 쾌도난마>(사진).

<쾌도난마>는 채널에이가 개국 직후인 지난해 12월26일부터 내보내고 있는 시사토크프로그램으로 ‘쾌도난마 주요뉴스’ ‘쾌도난마 평론가’ ‘시사토크 쾌도난마’ 등 코너로 이뤄져 있다. 특히 진행자인 박종진 채널에이 경제부장이 각계의 인터뷰이를 불러 대담을 나누는 시사토크 쾌도난마가 간판 코너다. 이 프로가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화제를 모으는 이유도 대개 이 코너 때문이다. <쾌도난마> 누리집을 보면 시사토크 쾌도난마의 핵심은 ‘솔직대담’과 ‘거침없는 시사토크’다. 걸러지지 않은 거친 표현과 근거가 희박한 무리한 주장,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엉뚱한 주장이 웃음을 자아낸다.

지난 2일 전원책 변호사 인터뷰 편이 대표적이다. 이날 전 변호사는 “한국에 보수(대선주자)가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없다”고 단정한 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6·15와 10·4 선언을 존중한다고 했는데, 6·15 선언은 김정일이 제안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 사실상의 적화통일방안을 수용한다는 것이고 10·4 선언은 엔엘엘(NLL·북방한계선)을 무시하겠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이어 “엔엘엘이 무력화되면 인천 앞바다, 영종도 국제공항 코앞까지 적에게 개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폈다. 6·15와 10·4 남북공동선언의 취지를 아예 무시하거나 외면한 결과, 이를 ‘적화통일방안’ ‘엔엘엘 무력화’로 받아들인 것이다. 전 변호사는 이날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는 물론, 새누리당의 박근혜 전 위원장까지 ‘진보 후보’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과)의 인터뷰도 많은 누리꾼에게 또다른 차원의 ‘빅 재미’를 안겨줬다. 유튜브와 인터넷 이용자가 붙인 <쾌도난마> 황상민 편의 제목은 ‘황상민 장군의 채널에이 대첩’이었다. 황 교수는 지난달 25일 이 방송에 출연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출마 여부와 관련해 박종진 진행자가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든, (영등포) 타임스퀘어 앞에서든 출마선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렇게 전형적이고 구태의연하고 판에 박힌 정치 프레임으로 한국 정치 현상을 보고 있다는 게 바로 비극이에요. 그러니까 이 프로그램 시청률이 1~2%밖에 안 나오죠”라고 꼬집었다. 황 교수의 거침없는 <쾌도난마> ‘디스’(비판을 뜻하는 유행어)에 진행자는 허를 찔린 듯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지난 1일 방송에서는 역술인 자운을 불러 2012년 대선 후보의 사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지상파 티브이의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좀체 하지 않는 독특한 시도였다.

<쾌도난마>의 거침없는 행보에 대해 시청자는 대체로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정보통신(IT) 전문 게시판 클리앙의 이용자 ‘vincent*****’는 지난 2일 <쾌도난마>의 황상민 편을 가리켜 “결국 종편은 이렇게 넓은 의미의 자학개그로 살아남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디브이디(DVD) 리뷰 사이트인 디브이디 프라임의 이용자 ‘샤크라*’는 2일 자운 편에 대해 “이게 약간 시사예능을 지향하는 건지, 그냥 별생각 없이 보기에는 재미나더군요”라고 평가했다.

최성진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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