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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공중에서 본 버닝 맨 2013’
http://youtu.be/m2ThTb6iffA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공유한다. 그래서 창조하고 태워버린다.’
미국 네바다주 사막 ‘블랙 록 데저트’에는 매년 여름 1주일짜리 예술 도시가 깜짝 탄생했다가 불에 타 사라진다. 이 도시의 주민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조각·조형·음악 등을 전공하는 예술가들이다. 그들은 10m 높이의 조형물을 세우고 여인상도 사막 한가운데 세운다. 사람들은 천막과 캠핑 자동차,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조형물 사이를 오가며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면서 밤낮을 보낸다. 그리고 마지막날 혼을 쏟아 만든 예술품을 흔적 없이 태워 버린다. 창조와 예술의 순수성을 지향하는, 이 희귀한 행사는 ‘버닝 맨(Burning Man) 페스티벌’이라고 불린다.
유튜브에 올라온 ‘공중에서 본 버닝 맨 2013’은 이 축제를 무인항공기에 카메라를 달아 촬영한 5분46초짜리 영상이다. 카메라는 각양각색의 조형물, 그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1주일짜리 예술도시에 펼쳐놓은 지상 최고의 쇼를 조망한다. 이 축제는 정원예술사인 래리 하비가 1986년 샌프란시스코 해변에서 2.4m 길이의 조각을 불태운 게 유래가 됐다. 그 뒤 1991년 네바다주 사막으로 옮겨오면서 세계적인 예술 축제로 자리잡았다. 올해에도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간 6만8000여명이 모여 예술혼을 불태웠다.
버닝 맨 축제는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과의 남다른 인연으로 유명하다. 구글이 특정일이나 사회문화적 이슈, 유명인들의 삶을 기념하려고 자사 로고를 특이하게 디자인하는 ‘두들’(Doodle)은 이 축제를 기념하는 로고에서 시작됐다.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1999년 직원들과 함께 축제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고, 구글은 축제 참여자들을 채용에서 우대한다는 설도 있다. 구글과 버닝 맨의 친숙한 관계를 창의와 열정을 강조하는 구글의 조직 문화와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항공기로 촬영한 영상은 버닝 맨 축제의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도 축제의 민낯을 들여다보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축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불타는 조형물의 장관도 볼 수가 없다. 대신 유튜브에서 ‘버닝 맨’(Burning Man)을 검색하면 생생한 현장 상황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이 줄줄이 나온다.
박종찬 <한겨레티브이>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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