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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시청률의 히어로, 기무라 다쿠야 돌아오다

등록 2014-08-29 18:32수정 2014-08-31 13:17

일본드라마 <히어로2>
일본드라마 <히어로2>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기무라 다쿠야는 여전히 일본 최고의 스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출연작들이 연속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시청률의 제왕이라는 위상이 많이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는 매체 환경이나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일본 드라마 전체가 시청률 침체기를 맞이한 현실과도 맞물려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 드라마 황금기의 상징적 인물인 기무라 다쿠야와 역대 평균시청률 1위에 빛나는 그의 대표작 <히어로>의 재회는 방송가뿐만 아니라 전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13년 만에 부활한 <히어로> 시즌2가 첫 회에서 26.5%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관심을 증명한다. 이는 올해 일본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이다. 2001년 방영된 <히어로>는 도쿄지검 조사이지부의 신임 검사 구리우 고헤이(기무라 다쿠야)를 중심으로 한 범죄수사물로 평균 시청률 34.3%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권위주의적인 엘리트집단에 청바지와 점퍼 차림으로 입성한 중졸 학력의 괴짜 검사 구리우와 개성적인 조사이지부 구성원들의 앙상블이 매력적이었고, 동시에 진정한 영웅이란 누구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통해 현실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수작이었다.

시즌2는 전편의 이와 같은 색깔을 고스란히 유지하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작가도, 감독도, 사무실 세트도, 전주만 들어도 설레는 오프닝 테마곡도 그대로다. 비록 기무라 다쿠야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던 여주인공 마쓰 다카코나 동료 검사 역의 아베 히로시 등 전편의 굵직한 스타들이 빠졌지만, 그 빈자리를 또 다른 개성적 캐릭터와 배우들이 채우고 있다. 무엇보다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구리우의 여전한 매력이다. 변함없이 청바지를 고수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며, 사무실보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시간이 훨씬 많다. 이 날라리 검사의 변칙 플레이에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서서히 감화받는 동료들의 반응도 한결같아 재미있다. 첫 회에서도 구리우는 “진범을 놓친다 해도 무죄인 사람만은 절대 재판정에 서게 하면 안 된다”는 원칙과 사소한 사건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영웅의 귀환을 확인시켜준다.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그럼에도 <히어로2>는 첫 회 이후의 에피소드들이 들쑥날쑥한 성적을 기록하며 전편의 신드롬까지는 재현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작 팬들에게는 기무라 다쿠야와 기타가와 게이코의 화학반응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지고, 그동안 쏟아져 나온 새로운 수사물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추리 플롯이 다소 허전하다. 이보다 더 근본적 원인도 있다. 2000년대 초반 일본 사회의 개혁적인 분위기와 구리우의 자유분방한 영웅상은 분명 교차하는 지점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정부 미타>나 <한자와 나오키> 신드롬에서도 보이듯이 카리스마적 주인공이 새로운 영웅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느끼지 않게 하려는 제작진의 전략이 역으로 그 현실의 변화 때문에 아쉬운 결과를 맞이하는 건 아닐까. 구리우와 기무라 다쿠야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아쉽게 느껴지는 <히어로2>다.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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