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에서 위안부 피해 소녀 역을 맡은 강하나의 촬영 모습.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누리꾼들 눈물샘 터트린 영화 ‘귀향’ 예고편 공개
“아무것도 몰랐어요. 같이 장난도 치고…. 언니들은 내가 너무 어리니까 숨겨줬어요.” (이용수 할머니)
“언니들도 예뻤죠. 앞이 이렇게 된 단발머리… 고향이 그립고 고향이 보고 싶다고, 그게 막 가슴 속에 박혔어요.” (강일출 할머니)
다음달 개봉을 앞둔 영화 <귀향>의 1분44초짜리 예고편에 누리꾼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강일출 할머니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단면을 10대 소녀들의 눈으로 그려냈다. 영상은 부모에게 사랑받고 자란 딸들이 일제에 끌려가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왜 전쟁이 끝나도 돌아오지 못했는지, 살아 돌아온 소녀들은 어떻게 늙어갔는지 압축해 보여준다. 그러고는 홀로 돌아와 노인이 된 영희의 한 맺힌 절규와 앳된 정민의 “언니야, 이제 고마 우리 집에 가자”는 속삭임이 겹치며 끝난다.
누리꾼들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밀실 협상’을 성토하는 댓글을 달았다.
“가슴이 아파서 어떻게 볼까. 실제 이야기는 영화보다 수만배는 잔인했을 것”, “예고편만 봐도 눈물이 난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는지 몰랐다. 부끄럽다. 두번 세번 보겠다”는 이도 있었다.
“일본이 왜 소녀상을 없애고 싶어하는지 알 것 같다”, “아픈 과거사도 돈 받고 눈감아주는 나라로 보일까 봐 두렵다”며 한·일 정부의 협상을 비판하는 이도 있었다. 영화를 세계 각국에 수출해 일제의 만행을 알려야 한다, 예고편에 영어 자막을 붙이자는 의견도 있었다.
예고편은 <한겨레> 페이스북에 공개한 지 하루 만에 30만회 가까이 재생됐으며, 3일 동안 1만4000건 이상의 추천(좋아요)가 붙었다.
영화 <귀향>은 조정래 감독이 14년간 제작한 작품으로, 대기업과 배급사의 투자 포기 등으로 제작이 중단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시민 7만5000여명의 후원에 힘입어 완성됐으며, 오는 2월24일 개봉될 예정이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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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향’ 예고편 다이제스트. 영상 와우픽쳐스 제공
7만 5천 시민의 후원으로 제작된 ‘귀향’, 2월24일 드디어 개봉합니다.#귀향 #예고편_공개 #위안부_피해_실화
Posted by 한겨레 on 2016년 1월 2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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