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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미완성 CG 방영에 일베 이미지까지…빈번한 방송사고 왜

등록 2019-03-24 14:32수정 2019-03-24 19:58

SBS ‘빅이슈’ 미완성 그래픽 대형 사고
KBS ‘티브이는 사랑을 싣고’ 일베 이미지
“촉박한 일정·열악한 노동환경 등
시스템 안바꾸면 언제든 재발” 지적
일베가 만든 왜곡된 대학 로고를 사용한 <한국방송>(KBS)의 <티브이는 사랑을 싣고>  방영화면 갈무리.
일베가 만든 왜곡된 대학 로고를 사용한 <한국방송>(KBS)의 <티브이는 사랑을 싣고> 방영화면 갈무리.
컴퓨터그래픽(CG·시지) 사고에 ‘일베’ 사진 사용까지, 방송 사고가 잇따르면서 제작진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티브이(TV)는 사랑을 싣고>(한국방송1)는 22일 방송에서 극우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만든 대학교 로고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출연자가 만나고 싶었던 이들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인데, 이날 초대 손님의 출신 학교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베가 만든 이미지가 등장한 것이다. <한국방송> 쪽은 23일 “대학 로고를 시지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협력사 담당자가 회사 내 아카이브에 보관중인 검증된 이미지 대신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한 이미지를 사용해 벌어진 일”이라며 “고의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내부의 검증된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게 지난해 6월부터 ‘이미지 제작 공유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해명했지만, 외주 제작이 많고, 외부 인력과 함께 작업하는 일이 빈번한 제작 환경에서 더욱 세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방송> 쪽은 “과거에도 유사한 사고로 질책을 받은 전례가 있음에도 재발했기에 제작진은 더욱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21일에는 ‘역대급’ 시지 사고도 발생했다. <에스비에스>(SBS) 수목드라마 <빅이슈>에서 미완성 시지는 물론, 시지 요청 자막이 노출되는 등 방송 중반 이후부터 여러번에 걸쳐 사고가 일어났다. 백은호(박지빈)가 탄 차가 강에 빠진 장면에서는 강에서 촬영한 영상과 따로 수중촬영한 영상이 시지 작업으로 완성되지 않은 채 방송되었다. 박지빈이 강에서 빠져나오는 장면에 수영장에서 촬영한 화면이 작업 없이 노출됐다. 병실에서 티브이를 보는 장면에서는 따로 촬영한 기자회견 장면이 모니터에 제대로 맞춰지지 않았다. 차가 강에 빠진 장면에서 ‘창 좀 어둡게’, 한 아웃렛 앞에서 촬영한 장면에서 ‘○○ 아울렛 지워주세요’ 등 시지를 요청하는 자막이 등장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화유기>(티브이엔)에서 와이어에 매달린 스턴트맨을 악귀로 미처 변환하지 못한 채 방영되는 등 시지 사고는 잊을 만하면 터졌다.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빅 이슈>에서 티브이와 내부 합성용 화면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은 방송사고. 화면 갈무리.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빅 이슈>에서 티브이와 내부 합성용 화면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은 방송사고. 화면 갈무리.
일베 이미지 사용 역시 2018년에만 <전지적 참견 시점>(문화방송)을 포함해 여러건에 이른다. 끊이지 않는 사고에 방송 관계자들 모두 책임 의식을 갖고 제작 현장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에스비에스> 관계자는 “<빅이슈>는 촬영 일정이 늦어지면서 정신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촉박한 일정에 시지팀이 작업을 마무리할 시간조차 없어서 미완성 상태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시지는 한 회를 몇십분씩 분량별로 나눠서 작업하는데, 시지팀이 영상을 방영시간에 촉박해 받을 경우엔 앞부분이 방영되는 동안 뒷부분을 작업해야 하는 극한 상황까지 내몰리기도 한다.

이번 사고가 오는 7월 ‘주 52시간(방송사 300인 이상)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방송사 안팎의 우려는 더 크다. 방송사는 지난 1년간의 유예기간(주 68시간) 동안 생방송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드라마 촬영을 포함해 등 방송 환경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왔지만 반복된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번 방송사고를 통해 드러났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특정 몇몇의 의지가 아니라 전체가 노력하지 않으면 이런 사고는 또 발생할 것이라는 걸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늘 이렇게 해왔다는 생각 등 이전의 습관을 버리려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방송 관계자들이 모두 책임감 있게 현장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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