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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데뷔 25돌 기념 송년공연하는 코미디언 김형곤씨

등록 2005-12-21 21:27수정 2005-12-21 21:27

“평생 웃는 시간 고작 40일, 말이 됩니까”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잠 자는 데 22년, 일하느라 26년을 보냅니다. 어떤 놈 늦게 와서 기다리느라 3년, 똥 누는 데 1년을 써요. 그런데 웃는 시간은 고작 40일이랍니다. 아니 똥 누는 데 1년 쓰면서 40일이 말이 됩니까?”

지난 17일 저녁 서울 시내 한 호텔의 연회실. 한 모임의 송년회에서 코미디언 김형곤(48)씨가 좌중을 웃기고 있다.

시사풍자와 스탠딩 코미디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김씨가 데뷔 25주년을 맞았다. 26~31일에는 서울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데뷔 25주년 기념 송년 공연을 한다. 김씨 혼자 하는 스탠딩 코미디 <엔돌핀 코드>다. <병사와 수녀> <코믹 모도드라마 여부가 있겠습니다?!> <아담과 이브> 등에 이은 4탄이다. 이날 송년회 모임의 개그 일부도 공연에 포함될 예정이다.

그의 너스레는 계속된다. “주유소 가면 어떤 줄 아세요? 기름 다 넣으면 여자 직원들은 그냥 빼거든요. 그런데 남자 직원들은 몇 번 털어요. 택시 타면 또 어때요. 여자들은 ‘저기 세워주세요’ 그러죠. 남자들은 ‘저기 대주세요’ 그런단 말이에요.”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한 질펀한 유머다.

코미디 본질은 풍자…보는대로 웃어줬으면
2006년 ‘웃자 코리아 국민운동본부’ 열 계획

“미국에서 로빈 윌리엄스의 공연을 봤는데, 우리나라의 예술의 전당 같은 데서 2시간 동안 혼자 서서 코미디를 하더라구요. 지금은 로빈 윌리엄스가 배우로 유명하지만 원래 코미디언이었거든요. 아, 저거다 싶었죠.”

우여곡절도 많았다. 신사동에 레스토랑 ‘코미디클럽’을 차려놓고 시사풍자 코미디를 할 때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을 안주 삼아 “씹었다가” 세무조사를 당하고 안기부(현 국정원)에 끌려가기도 했다. 언론들은 ‘변태 영업’을 한다고 공격해댔다. 결국 가게는 문을 닫았고, 술집에서 극장으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됐다.

“코미디의 본질은 풍자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금기가 너무 많아요. 노사모, 박사모, 의사협회, 검찰 등 뭐 하나 마음놓고 풍자할 수가 없어요. 코미디는 코미디로 봐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김씨는 자신의 역사적 사명을 ‘웃음 전도사’로 정했다. “하루 36명씩, 40분마다 한 명씩 자살하는” 암울한 상황은 웃음이 없는 각박한 세태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웃자 코리아 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시청 앞 광장에 약 1만명이 모여 ‘웃는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통령이 웃어야 나라가 웃는다”는 생각으로 청와대에 이번 공연 초청장을 보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40~50대들이 너무 웃을 일이 없어요. 텔레비전 개그 프로그램은 젊은이들 위주라서 봐도 이해를 못 하죠. 와이프 손 잡고 꼭 오세요. 최소한 100번은 웃겨드리겠습니다.”

(02)3442-6600.

글·사진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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