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어드벤처 <언차티드> 스틸컷.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스파이더맨 어디 갔어?’
16일 개봉하는 액션 블록버스터 <언차티드>에서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의 극 중 이름)의 그림자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흥행 신기록을 경신한 피터 파커 역의 톰 홀랜드가 <언차티드>를 통해 스파이더맨 지우기에 나섰다. 영리하되 선량한 이미지의 이 젊은 배우가 ‘슈퍼히어로의 저주(?)’를 딛고 연기 변신에 성공한 셈이다.
바텐더로 일하며 돈 많은 손님의 팔찌를 슬쩍하던 네이선(톰 홀랜드)에게 한 남성이 말을 걸어온다. 자신을 설리반(마크 월버그)이라고 소개하며 어릴 적 사라진 형의 소재를 묻는다. 15세기 스페인 탐험가 마젤란의 숨겨진 보물을 찾던 형은 몇년째 연락두절된 상태. 네이선이 형으로부터 보물에 대한 정보를 들었으리라 여긴 설리반은 네이선에게 함께 보물을 찾자고 제안한다. 형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네이선은 이를 수락한다. 마젤란의 항해를 지원했던 스페인의 몬카다 가문의 적자(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이들의 뒤를 쫓으면서 네이선과 설리반은 이내 배신의 위기를 맞는다.
액션 어드벤처 <언차티드> 스틸컷.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전체 시리즈 판매량 4000만장을 돌파한 동명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답게 압도적인 오프닝 장면부터 뒷부분 하늘 위 범선 장면까지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이 몰아친다. 특히 30m 높이에서 와이어에 몸을 매단 채 대역 없이 5주 동안 촬영한 톰 홀랜드의 상공 액션신은 비현실적인 히어로 액션에서 리얼 액션으로의 변화를 제대로 보여준다. 네이선이 죽지 않으려고 비행기 화물 위로 뛰어오르는 이 신은 게임 ‘언차티드 3’에 나온 장면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제목인 ‘언차티드’의 뜻(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처럼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상상력부터 지도·퍼즐·유물을 통해 열리는 신비한 지하 공간, 스페인과 독일, 필리핀 로케이션까지 보물사냥꾼이 주인공인 영화의 잔재미도 빠질 수 없다.
액션 어드벤처 <언차티드> 스틸컷.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베놈>(2018)을 연출한 루빈 플라이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언차티드>는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먼저 <올드보이>를 시작으로 <신세계> <아가씨> 등 한국 영화 대표작을 촬영한 정정훈 촬영감독이 비주얼을 책임진 것.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정 촬영감독은 <스토커> <그것> <호텔 아르테미스>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등의 작품에서 촬영감독을 맡은 바 있다. 티모테 샬라메의 차기작으로 주목받는 영화 <웡카>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새 스타워즈 시리즈 <오비완 케노비>의 촬영감독까지 맡을 정도로 할리우드 감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플라이셔 감독과는 전작 <좀비랜드: 더블 탭>(2019)에 이어 두번째 협업이다.
영화 <언차티드> 촬영 현장에서 정정훈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조작하고 있다.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여기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이어 이 영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현대차 간접광고(PPL)도 눈길을 끈다. 제네시스 G80과 GV80, 투싼이 영화 곳곳에 등장해 국내 관객에게 존재감을 뽐낸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