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핏의 액션 영화 <불릿 트레인>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빵 형’이 돌아왔다.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핏이 특별출연을 제외하면 3년 만의 주연작인 <불릿 트레인>(24일 개봉)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초호화 캐스팅과 거대 자본을 들인 액션 블록버스터이지만, 무게 잡지 않고 ‘비(B)급스러움’으로 허를 찌르는 쾌감을 안긴다. 언뜻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과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 그보다는 가볍고 단순한 ‘팝콘 무비’다.
배경은 일본. 늘 불운이 따라다니는 킬러 ‘레이디버그’(브래드 핏)에게 새로운 임무가 주어진다. 초고속 열차에 올라타 의문의 서류 가방을 탈취하라는 것. 이전과 달리 손쉽게 가방을 손에 넣은 레이디버그가 열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정체 모를 한 남자(배드 버니)가 다짜고짜 공격한다. 이후 ‘탠저린’(에런 테일러존슨)과 ‘레몬’(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콤비 등 전세계에서 몰려든 킬러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열차 안 난투극이 벌어진다.
브래드 핏의 액션 영화 <불릿 트레인>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영화는 화려한 액션과 현란한 ‘티키타카’ 대사를 씨줄과 날줄로 삼는다. 킬러들은 총과 칼뿐 아니라 물병, 노트북, 세제, 살아 있는 뱀, 빗자루 손잡이, 테이프로 이어 붙인 주방 칼 등 손에 잡히는 대로 뭐든 무기로 사용하며 액션의 불꽃을 터뜨린다. 그 사이사이 위트 넘치는 수다로 웃음 폭탄을 터뜨린다. 예컨대 탠저린과 레몬이 과거 미션에서 홍콩 삼합회 조직원 16명을 죽였는지, 17명을 죽였는지 논쟁을 벌이다가, 갑자기 회상 장면으로 넘어가 그 둘이 조직원을 죽일 때마다 사람 수를 세는 식이다.
영화를 연출한 데이비드 리치는 <존 윅> <데드풀 2> <분노의 질주: 홉스 앤 쇼> 등을 통해 액션에 특화된 감독으로 이름을 떨쳤다. 감독 데뷔 이전에는 10년 동안 스턴트 쪽 일을 했다. 브래드 핏과의 인연도 스턴트 배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파이트 클럽>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트로이> 등 여러 영화에서 브래드 핏의 스턴트 대역을 맡았다. 지난 19일 영화 홍보를 위해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브래드 핏은 “데이비드 리치 감독은 오랜 동료이자 친구”라며 “(그가 내 스턴트 대역을 하던) 예전에는 내가 보스였다면, 이번엔 감독님이 나의 보스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브래드 핏의 액션 영화 <불릿 트레인>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영화의 원작은 이사카 고타로의 장르 소설 <마리아비틀>이다. 원작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는지, 일본을 배경으로 했을 뿐 아니라 주요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자막에도 일본어를 병기했다. 야쿠자와 사무라이 문화를 결합한 장면도 자주 나온다. “감독님과 나는 청룽(성룡), 찰리 채플린 같은 선배들을 존경한다. 이번 영화에서 그들의 액션을 벤치마킹해 우리의 존경심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브래드 핏은 말했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색채는 일본풍에 가깝다. 피와 살점이 튀는 장면들 때문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