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임차인’의 오달수
영화 10편 매진하다 돌아와 초연 창작극으로 ‘관객몰이’
“후배들 영화 · 연극교류 대찬성”
“후배들 영화 · 연극교류 대찬성”
연극 ‘임차인’의 오달수
6일부터 <임차인>(윤영선 작·연출, 극단 파티)을 공연하고 있는 대학로 정보소극장은 연일 만원이다. 120석이 차고도 모자라 계단과 무대 앞까지 보조석이 빼곡하다. 초연되는 창작극이 이렇게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옴니버스 연극 <임차인>은 특별히 까다로운 작품도 아니지만 요새 대학로에서 관객을 모으는, 쉽고 말랑말랑한 작품과는 거리가 멀다.
이 관객몰이의 중심에는 작품 자체의 힘도 있지만 배우 오달수의 출연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4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의 2장에서 택시운전사로, 4장에서 개 또는 죽은 개의 혼령으로 등장한다. 박수영, 김지영, 김나라 등 다른 세 배우들과 같은 비중의 배역이지만 오달수의 작은 몸짓이나 대사 하나에도 관객들은 유달리 예민하게 반응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관객들이 저를 친근하게 여기고 연기에 대한 반응도 빠른게 좋긴 하지만 부담이 커요. 이번 공연만큼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할까, 실망시키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공연 끝난 다음에도 아쉽고, 괴로웠던 적은 없던 것 같아요. 그런 게 무대에 서지 않았던 지난 1년반 동안의 가장 큰 변화죠.” <키스>를 본 다음부터 윤영선 연출가의 팬이 됐다는 그는 올 초 윤씨로부터 출연제의를 받았다. “해보면 어때?”가 아니라 “하자”는 통보를 받고 7월 말부터 연습에 들어갔다. “영화 <여름 이야기>가 태풍 때문에 촬영일정이 미뤄지면서 연습시간이 겹쳐 혼났죠. 아침에 혼자 촬영장소인 예천에 갔다가 저녁때 돌아오는 식으로 병행하다보니 살도 4kg이나 빠졌어요.” 아닌게 아니라 ‘튼실한(?)’ 얼굴만 보면 잘 모를, 마른 몸이 좀 더 왜소해진 느낌이다.
지난해 봄 자신이 대표단원으로 있는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몽타주 엘리베이터>에 출연한 뒤에는 영화출연에 매진했다. 개봉대기작까지 따진다면 줄잡아 열 편 정도다. 그러나 그 사이 대학로와 충무로에 대한 그의 생각이 크게 바뀐 건 없다. “연극은 예나 지금이나 나의 가정 같은 곳이고 영화는 전에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좋은 직장 정도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처럼 충무로와 대학로를 오가는 배우들이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젊은 배우들이 연극무대를 영화 진출을 위한 발판 정도로 삼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간간이 나온다. “후배들이 영화 출연하는 거 대찬성이예요. 그런데 순리라는 게 있는 거 같아요. 힘들어도 버티는 힘을 키우면 여기저기서 부름을 받을 수 있지만 다른 맘 먹고 연기를 시작하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는 대학로 후배들에게 하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를 충무로 후배들에게도 자주 한다. “영화로 시작한 배우들도 연극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그것도 대찬성이지만 그냥 한번 경험 삼아, 바람 쐬러, 이런 생각이면 하지 말라고 하죠.” 배우들의 활발한 교류 못지 않게 연출, 투자나 제작 측면에서도 좀 더 많은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근 그는 대학로 홍보를 위한 광고를 두 편 찍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미지 광고와 사랑티켓 광고 2편에 무료 출연했다. “뭐, 그냥 제가 제일 만만하니까, 하하”라고 쑥스럽게 말하지만 어느새 오달수는 대학로와 공연문화에 무심했던 사람들의 거리도 줄일 수 있는, 친근한 동시에 영향력있는 인물이 된 셈이다. 그렇게 그가 출연한 <임차인>도 부지런히 새로운 관객맞이를 하고 있다. 10월1일까지. (02)744-7304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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