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검객 황금 108관
황금만을 쫓는 탐욕의 끝엔…
나그네 검객 황금 108관(E 17일 밤 11시25분) 한국 액션영화의 대가 정창화 감독의 1968년 작품. 전작 <황혼의 검객>이 비장한 검술을 보여주었다면, 이 작품은 액션 그 자체의 화려함에 집중하고 있다. 한꺼번에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살해하는 검법과 피를 튀기는 잔인한 장면들은 독특하면서도 정교한 연출이 돋보인다. 또한 <황혼의 검객>이 대의와 개인의 행복 사이에서 방황하는 한 검객의 고독을 보여주었다면, 이 작품은 대의와는 전혀 상관없이 황금만을 쫓는 인간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준엄한 태도로 비판하고 있다. 많은 무리들이 갖가지 명목을 대면서 찾으려 했던 황금이 결국 돌무더기에 불과했음을 보여줌으로써, 삶에서 진실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소 교훈적인 어조로 묻는다.
당대 액션 배우로 스크린을 누비던 박노식과 이대엽이 보여주는 긴장감 넘치는 검술 대결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출연 박노식, 남정임, 이대엽, 태현실, 이낙훈, 백일섭, 오지명.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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