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죽거리 잔혹사
군사정권 비튼 유하 감독 대표작
말죽거리 잔혹사(S 새벽 1시10분)=최근 <쌍화점>을 개봉한 유하 감독의 대표작. 서울 강남의 개발이 막 시작될 무렵, 말죽거리(지금의 양재동)의 한 남자 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학원물이다. 감독은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군사독재 정권 아래의 폭력을 우회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리샤오룽(이소룡)과 ‘고고장’, ‘빨간책’ 등 영화에 등장하는 배경이나 소품들은 1970년대 남자 고교를 다닌 이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영화는 소심한 남학생 현수(권상우)의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과 친구와의 우정을 아련하게 들춘다. 리샤오룽 열혈 팬이라는 이유로 금방 친해진 모범생 현수와 ‘학교짱’ 우식(이정진)은 하굣길 버스 안에서 올리비아 허시를 빼닮은 은주(한가인)를 보고 동시에 반한다. 하지만 은주는 다정한 현수보다 남자다운 우식에게 빠져든다. 그러나 우식은 학교 짱 자리를 놓고 선도부장 종훈(이종혁)과 붙었다가 패하자 학교를 떠난다. 현수는 오랫동안 연습한 쌍절곤을 들고 학교 옥상으로 향하는데….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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