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슬>(위), <26년>(아래 왼쪽), <또 하나의 가족>(아래 오른쪽). 모두 대중들에게 직접 영화 제작비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을 한 영화들이다. 이 크라우드 펀딩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 최고의 영화잡지 <씨네21>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으로 영화와 대중을 직접 연결하는 통로인 ‘펀딩21’을 19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씨네21, 크라우드펀딩사 출범
일반 시민한테 소액 후원받아
저예산·독립영화 제작비 지원
잡지·앱·SNS 통해 영화 홍보
1호 펀딩 ‘지슬’ 오멸 감독 차기작
“제작비 대기업 의존 벗어날 활로”
일반 시민한테 소액 후원받아
저예산·독립영화 제작비 지원
잡지·앱·SNS 통해 영화 홍보
1호 펀딩 ‘지슬’ 오멸 감독 차기작
“제작비 대기업 의존 벗어날 활로”
영화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단연 제작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독립영화나 작은 규모의 영화들은 예산이 적어도 자금을 모으기가 실로 어렵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화계가 찾아낸 새로운 돌파구가 일반 대중들에게 십시일반으로 돈을 받아 제작비를 마련하는 ‘크라우드 펀딩’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학살을 다뤘다는 이유로 대기업 투자사가 발을 뺐던 영화 <26년>은 시민 1만5000여명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 7억여원을 모아줘 영화화가 가능했다. 제주 4·3 항쟁의 아픈 역사를 되짚었던 <지슬>도 같은 방식으로 일부 제작비를 확보해 영화화했고,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노동자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가족>도 3900여명의 시민이 제작비 1억3000여만원을 모아준 덕분에 오는 9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전문적, 본격적으로 펼치는 새로운 장이 열린다. 영화 제작을 도우려는 관객들의 후원금을 전문적으로 유치하는 온라인 기반 크라우드 펀딩사 ‘펀딩21’이 출범하는 것. 영화잡지 <씨네21>이 새로 시작하는 ‘펀딩21’은 12일부터 시험운용을 거쳐 19일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영화 제작사나 투자·배급사가 제작비를 필요로 할 경우 ‘펀딩21’ 누리집(www.funding21.com)을 통해 제작 의도에 동의하는 일반인들이 후원할 수 있도록 연결한다. 펀딩21은 저예산·독립영화 같은 다양성 영화뿐 아니라 대기업이 외면한 상업영화도 영화적 완성도나 공익성 등 여러 기준으로 평가한 뒤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국내 영화들은 ‘굿펀딩’이나 ‘텀블벅’ 같은 업체를 이용해 제작비를 후원받는 이른바 ‘제작두레’를 해왔다. 이들 업체는 그러나 영화뿐 아니라 대안학교, 모바일 게임, 환경 운동 등 전 분야를 다루는 곳이어서 영화 분야에 특화된 것은 아니었다. 반면 ‘펀딩21’은 영화 전문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 전 단계에서 후원금 모금을 지원하고, 40만 회원을 보유한 <씨네21> 지면과 온라인 매거진, 모바일 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영화 홍보까지 나설 계획이다. ‘펀딩21’의 출범은 주로 대기업 투자에 의존해오던 영화 제작비 마련에 다른 활로가 되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펀딩21’은 현재 1호 크라우드 펀딩 작품으로 <지슬>을 연출한 오멸 감독의 차기작 <하늘의 황금마차>를 선정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제작하는 인권영화로 개봉후원금 일부를 대중 모금으로 마련한다. 또한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로 잘 알려진 김명준 감독이 1950~90년대 재일동포 야구단 이야기를 소재로 만드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지원, 그리고 해외에서 발굴한 영화 수입에도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영화 크라우드 펀딩은 ‘투자’가 아니라 ‘후원’ 개념으로 이뤄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마련한 영화가 수익을 낼 경우 이익금을 받게 되는 형태는 아니다. 때문에 펀딩21 쪽은 소액 후원자들에게 해당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 이름을 밝히는 것은 물론 특별 시사회·특별행사 초대, 예매권·디브이디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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