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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링링, 네 안에 문근영과 디캐프리오가 있단다”

등록 2013-07-11 19:44

[문화‘랑’]영화
‘미스터 고’ 김용화 감독·링링 가상대화
문근영 얼굴 느낌이 들고
디캐프리오 동작을 닮게 했지

제 연기는 어땠어요?

소중한 사람은 늘 주변에 있다는 걸
신인치고는 꽤 잘 표현했어

허영만의 만화 <제7구단>이 원작, 중국 자본이 첫 본격 투자한 한국 영화, 3D로 창조해낸 주인공 캐릭터….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17일 개봉)는 기존 한국 영화의 특수효과와 입체영상 수준을 완전히 넘어선 작품이다. 중국 서커스단 출신 고릴라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해 활약하는 과정을 그린 이번 영화는 다양한 층의 관객들에게 어필할 요소가 많아 보인다. 무엇보다 관심은 주인공인 고릴라 ‘링링’. “고릴라 배우와 첫 영화여서 원하는 연기를 끌어내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혀온 김 감독과 링링의 가상 대화 형식을 통해 영화에 얽힌 이야기를 엿들어봤다.

김용화 감독(이하 김) 자식 같은 고릴라 캐릭터를 갖고 싶다고 생각한 게 5년 전인데, 실제로 널 만나다니 꿈만 같아. 게다가 이렇게 가상 대화로 이야기까지 하게 되고 말이야.

링링 털 만든다고 수도 없이 털갈이시키고 ‘대역 없는 액션’이란 핑계로 잠실야구장 지붕에서 안전장치도 없이 뛰어내리게 하신 건 좀 너무하셨어요.

지난 일이니 섭섭한 거 싹 잊고, 모처럼 막걸리 한잔 어때? 너, 성충수(성동일)랑 막걸리 마시는 장면 보니까 술도 많이 늘었더라.

링링 요 며칠 무대인사 뛰느라 죽을 지경이에요. 막걸리는 혼자 드시고, 요점으로 넘어가시죠.

네가 좀 서운한 모양인데 너 완성하는 데 3년 반 걸렸고 돈도 120억원이나 들었어. 내 사재까지 탈탈 털었다고.

링링 근데 100% 컴퓨터그래픽으로 영화 캐릭터 만든 게 아시아 처음이라던데,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만들었어요? 저도 내가 진짜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니까요.

내가 너 하나 만들자고 차린 시각효과(VFX) 전문회사 ‘텍스터 디지털’ 알지? 직원 200명이 4년 동안 너한테만 매달렸어. 할리우드에서 비슷한 수준 크리처 만드는 비용이랑 비교하면 비용이 5분의 1밖에 들지 않았으니 실은 직원들이 정말 고생한 거지.

링링 시나리오에는 중국 장면이 있길래 고향에 간다고 기대했는데, 한국에서 찍은 것도 제작비 때문이에요?

쓰촨성 대지진 장면을 서울 대치동에서 찍은 건 좀 미안해. 충남 서산에 연변 서커스장 차린 것도 그렇고. 제작비 탓만은 아니고, 이동에 따른 배우와 스태프들 집중력 문제 같은 걸 종합적으로 고려한 거야.

링링 그나저나 제 연기는 어땠어요?

난 영화라는 게 재미 빼면 아무것도 없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선 꽤 잘했어. 가장 소중한 사람은 늘 주변에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는데, 신인배우치고는 그런 감독의 의도를 잘 표현해준 것 같아.

링링 화이브러더스가 거액을 투자한 게 중국 출신인 제 덕분이라는 얘기도 있어요.

그건 오해야. 중국 자본도 시나리오 단계부터 합작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한 거라고.

링링 근데 우리 팀은 왜 두산이에요? 원작 만화에선 실제 구단 이름이 안 나오는데.

원래 우리나라 프로야구단 이름을 다 쓰려고 했는데, 두산하고 엔씨만 허락해줬어. 그런데 내가 두산 열혈팬이거든.

링링 이제 촬영 끝나서 너무 좋아요. 감독님은 어떤 장면이 제일 좋았어요?

성충수가 마지막에 웨이웨이한테 ‘괜찮아, 쟤(링링)가 니 마음 다 아니까’라는 장면. 내 스스로 사람에 대해 통찰하는 계기이기도 했고, 관객들도 공감해주리라 믿어.

링링 예고편에 나왔던 메이팅이랑 연변 서커스단 격투 신은 편집에서 빠졌더라고요. 제가 얼마나 땀을 뺐는데….

그 장면, 네 연기 진짜 좋았어. 그런데 영화 마지막 격투 장면이랑 겹치는 느낌이 있더라고. 나도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잘라낸 거야. 앞으로 이 바닥에서 계속 일하다 보면 편집 당하는 거 일상다반사니까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자고.

링링 됐어요! 무대인사는 언제까지 다녀야 하는 거예요?

아직 멀었어. 국외 상영관만 중국 5000개, 타이 300개야. 그래도 외국 나가면 좋잖아?

링링 음….

몇잔 마셔서 약간 알딸딸한 김에 네 출생의 비밀 알려줄까?

링링 평소 감독님 모습에서 맨정신만 뺀 거라면서요.

그건 네 정신세계고. 사실 네 안에 문근영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있다.

링링 정말요?

널 만든 아티스트들한테 내가 좋아하는 배우 문근영의 얼굴 느낌이 살아있게 해달라고 부탁했거든. 네 두 눈 사이가 넓은 이유가 바로 그거란다. 그리고 몸동작은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 출연 당시의 디캐프리오 움직임을 닮게 해달라고 했지.

링링 아놔! 근데 감독님, 처음 만났을 때부터 궁금했던 건데 올해 몇살이에요?

나? 만 나이로 42살, 왜?

링링 이럴 줄 알았어. 영화에도 나오지만 내가 올해 45살인데 아무리 감독이라도 왜 꼬박꼬박 반말을….

흠, 흠, 오늘은 이제 일어날까?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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