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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미국판 ‘아덴만 작전’…결말 뻔해도 스릴 만점!

등록 2013-10-10 20:17수정 2013-10-11 16:57

영화 <캡틴 필립스>는 실제 2009년 소말리아 인근 공해상에서 일어난 ‘머스크 앨라배마호 납치사건’을 소재로 했다. 필립스 선장 역을 맡은 톰 행크스의 연기와 당시 구출 작전을 사실감 넘치게 그려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미덕을 잘 살렸다.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영화 <캡틴 필립스>는 실제 2009년 소말리아 인근 공해상에서 일어난 ‘머스크 앨라배마호 납치사건’을 소재로 했다. 필립스 선장 역을 맡은 톰 행크스의 연기와 당시 구출 작전을 사실감 넘치게 그려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미덕을 잘 살렸다. 소니픽쳐스코리아 제공
캡틴 필립스

해적에 납치된 선장을 구출하라
2009년 ‘앨라배마호 사건’ 영화화
특급배우 톰 행크스 열연에
본 시리즈 감독의 액션이 만났다
2009년 4월8일. 미국의 1만7000t급 상선 ‘머스크 앨라배마호’가 아프리카 인근 공해에서 소말리아 해적의 습격을 받아 피랍된다. 머스크 앨라배마호는 소말리아와 우간다를 돕기 위해 컨테이너 400개 분량의 식량 구호물자를 싣고 케냐 몸바사로 가던 길이었다.

앨라배마호 선장 리처드 필립스는 4명으로 구성된 해적들한테 인질로 붙잡힌다. 앨라배마호 선원들은 기지를 발휘해 해적 한명을 붙잡은 뒤 인질 교환 협상을 벌이지만, 필립스 선장은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소말리아 해역으로 향하는 해적들의 구명정에 홀로 몸을 싣는다.

미 해군은 필립스 선장의 피랍 사실을 확인하고 이지스 구축함 베인브리지를 급파한다. 무인정찰기와 미사일 호위함, 항공모함을 추가로 파견하고, 네이비실 소속 ‘데브그루’(해군특수전개발단) 대원 60명을 투입해 인질 구출작전에 돌입하면서 상황이 긴박하게 치닫는다. 그 사이 해적 가운데 압둘 왈리무시가 구축함 베인브리지에 올라 필립스 선장에 대한 ‘몸값 협상’에 나선다. 필립스 선장은 바다 한복판으로 탈출하다 실패한 뒤, 목숨을 걸고 납치범들과 격투를 벌인다. 순간 데브그루 저격수 3명이 동시에 쏜 단 3발의 총격으로 인질범 전원을 사살하면서 인질 구출 작전에 성공한다.

여기까지는 2009년 소말리아 인근 공해에서 일어났던 ‘머스크 앨라배마 인질 구출작전’의 실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미국판 아덴만 여명작전’이라고 불리면서 주목을 끌었던 사건이기도 하다.

영화 캡틴 필립스
영화 캡틴 필립스

영화 <캡틴 필립스>(24일 개봉)는 마치 영화 같던 이 구출 작전을 가감없이 영화화했다. 미국 역사상 200년 만에 벌어진 ‘해적납치 사건’에 미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와 최첨단 전투장비들이 투입돼 한명의 자국민 희생자도 생기지 않은 인질 구출 작전이기 때문에 영화의 소재로서 매력이 충분하다. 또 필립스 선장의 리더십과 희생정신 같은 요소들이 섞여 드라마적인 균형도 잘 갖춰져 있다. 특히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과장스럽지 않은 배우 톰 행크스가 필립스 선장 역을 맡아 탁월한 연기를 펼친다. 강인한 인내력과 지휘력을 가진 선장이지만, 홀로 인질이 돼 생사를 넘나들 때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내면을 보여주는 연기가 볼만하다. “특별한 상황 속에 놓인 평범한 인간을 그려내는 데 톰 행크스를 능가할 배우는 없다”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평가가 새삼스럽지 않다.

영화 캡틴 필립스
영화 캡틴 필립스

영화의 드라마적 요소를 톰 행크스가 끌어간다면, 후반부 특수부대가 투입돼 인질 구출 작전을 펼치는 액션장면의 긴박감을 유지하는 것은 그린그래스 감독의 몫이다.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등 ‘본’ 시리즈를 통해 검증된 그의 액션 연출이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낸다. 실화를 다루기 때문에 이미 결말이 알려져있는 사건인데도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털어내지 못하게 한다. 수백명의 스태프와 함께 실제 바다 위에서 촬영된 장면이 영화 전체의 75%에 이를 만큼 사실감을 강조했고, 2시간 넘게 해상에서만 펼쳐지는 영화에서 컴퓨터그래픽(CG)에 전혀 의존하지 않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해군 구축함과 항공모함, 수송헬기 등도 해군의 지원을 받아 실제 장비들이 그대로 나왔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은 실제 소말리아 출신 배우들의 연기도 눈길을 끈다. 특히 해적 리더 ‘무세’ 역을 맡은 바카하디 압디는 1999년 소말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주민 출신으로 이번 영화가 연기 데뷔작이다. 톰 행크스와 ‘해적 대 선장’으로 맞서는 장면에서 위축되지 않고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톰 행크스는 “연기가 처음인 젊은 배우가 복합적인 역을 그렇게 통제력 있게 해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칭찬했다.

이들은 필립스 선장이 “다른 살길이 있었을 텐데 왜 해적을 택했냐”는 질문에 미묘한 반응을 남기는 연기로 관객들한테 여운을 남긴다. 실제로 소말리아 해적은 1990년대 다른 나라 어선의 불법조업과 독성 폐기물 무단 방류를 막기 위해 통제력을 상실한 정부 대신 나섰던 자경단이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해적으로 변질된 것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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