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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영화에 담았다, 소설가 김영하의 발칙한 상상력

등록 2013-11-17 20:20수정 2013-11-18 20:15

영화 <소설, 영화와 만나다>는 인기작가 김영하의 단편소설 3편을 원작으로 만든 3편짜리 옴니버스 영화다. 김 작가가 내놓은 도발적 소재와 이야기틀에 젊은 감독들의 발칙한 상상력이 더해져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로 거듭났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영화 <소설, 영화와 만나다>는 인기작가 김영하의 단편소설 3편을 원작으로 만든 3편짜리 옴니버스 영화다. 김 작가가 내놓은 도발적 소재와 이야기틀에 젊은 감독들의 발칙한 상상력이 더해져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로 거듭났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소설가 김영하(45)는 유난히 다른 예술 장르와 인연이 많은 작가다. 한을 품고 죽은 처녀 귀신 이야기 ‘아랑 전설’을 소재로 한 책 <아랑은 왜>, 멕시코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검은 꽃>, 귀환 명령을 받은 남파 간첩을 다룬 <빛의 제국>과 오토바이 폭주족을 소재로 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의 작품들이 독특하면서도 다양한 소재로 화제를 모았다. 사회 구석구석에 숨은 소재를 끌어내는 그의 작품들은 영화나 연극의 원작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소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와 <사진관 살인사건>이 텔레비전 단막극으로 방영됐고, <오빠가 돌아왔다>와 <흡혈귀>는 연극으로, <퀴즈쇼>는 뮤지컬로 제작됐다.

영화와 인연은 더 특별하다. 장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2005년 정보석, 추상미 주연의 영화가 됐고, 두 개의 단편소설 <사진관 살인사건>과 <거울에 대한 명상>은 영화 <주홍글씨>의 줄거리가 됐다.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에선 직접 각색자로 참여했다. 최근 내놓은 신작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딸을 지키려고 다시 살인을 계획한다는 내용인데, 출간과 함께 영화 판권이 팔렸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소설, 영화와 만나다>는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 3편이 톡톡 튀는 감성의 영화감독들과 만난 옴니버스 영화다. ‘소설가 김영하’라는 인물과 그의 발칙한 상상력이 드러나는 단편소설들을 영화로 구성한 <비상구>, <더 바디>, <번개와 춤을> 등 세 편을 묶었다.

‘소설, 영화와 만나다’ 21일 개봉
단편소설 3편 엮은 옴니버스 영화

체모·주검·소변 등 도발적 소재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 보여줘

<비상구>는 유흥업소에서 ‘삐끼질’로 살아가며 희망을 잃은 20대 우현(한주완)이 탈출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사회에서 단절돼 가는 모습을 그렸다. 사회에서 좌절한 우현은 유흥업소에서 만난 애인(유소현)의 몸을 ‘비상구’라고 부르며 집착하다가 끝내 파멸한다. <아버지는 개다> <엄마는 창녀다>를 연출한 이상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박진성·박진석 형제 감독이 만든 <더 바디>는 김영하가 쓴 5쪽짜리 단편 <마지막 손님>에 감독들의 남다른 상상력을 더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교복을 입은 여중생(류혜린)의 주검이 바닷가 백사장에 버려진 첫 장면부터 기괴한 느낌을 준다. 실제 배우를 시체 마네킹 역으로 출연시켜 현실과 영화 사이를 넘나드는 기묘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이진우(42) 감독은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 <피뢰침>을 원작으로 <번개와 춤을>을 완성했다. 어린 시절 번개를 맞은 뒤 시계만 보면 소변이 마려워지는 미정(김서형)이 번개 맞은 사람들의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동규(최원영)와 번개탐사 여행을 떠나 상처를 치유받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들은 체모 면도, 소녀 주검, 소변 같은 도발적 소재에 감독들의 상상력이 더해져 때론 무겁게, 때론 유쾌하게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상업성보다 실험적인 면에 무게를 둔 탓인지, 소재의 참신성에 비해 영화적인 구성의 치밀함이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또 작품별로 완성도가 고르지 못한 것도 한자리에서 여러 편을 비교하면서 보게 되는 옴니버스 영화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재능있는 국내 젊은 감독들의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숏숏숏’에 선정해 제작과 투자를 지원한 작품이다. 지난 4월 영화제 당시 인터넷 예매 개시 31초 만에 매진될 만큼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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