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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시간여행에서 본 끔찍한 ‘24시간 후 미래’

등록 2013-11-21 20:10수정 2013-11-21 22:19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 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한 김현석 감독이 시간이동을 소재로 한 스릴러 <열한시>로 돌아왔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타임머신 소재의 에스에프 영화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 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한 김현석 감독이 시간이동을 소재로 한 스릴러 <열한시>로 돌아왔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타임머신 소재의 에스에프 영화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문화‘랑’] 영화
김현석 감독 ‘열한시’ 28일 개봉
국내 첫 타임머신 소재 스릴러
다가올 죽음 막기 위한 사투 그려
어설픈 시간이동 과정 묘사 아쉬워
타임머신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면, 미래를 보고 돌아온 주인공이 예정된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정해진 운명을 바꾸지 못하고 절망한다는 설정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설정을 그대로 적용하면 누군가 특정한 시간 안에 영원히 갇히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루 앞 미래로 떠난 주인공이 누군가에 의해 타임머신으로 강제로 현재로 보내지면, 그는 현재로 돌아와서 하루가 지난 뒤 미리 정해진 운명대로 매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는 운명의 패턴을 영원히 반복해야 한다. ‘영원한 하루살이’, ‘흐르지만 흘러가지 않는 시간’ 같은 것이다. 이런 기묘한 상상을 가능케 하는 타임머신은 수많은 영화 속에서 매력적인 소재로 활용돼 왔다. 타임머신이 아직 상상 속 기계지만, 시간여행이 가능성 없는 얘기도 아니다.

아인슈타인이 1905년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웜홀’을 통하면 시간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스티븐 호킹이나 브라이언 콕스 같은 세계적인 과학자들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시간을 조종한다는 설정은 에스에프·액션·코믹 장르뿐 아니라 멜로물에서도 자주 이용돼 왔다. 시간여행자들이 과거로 돌아가 역사적 사실을 뒤바꾸려 하거나, 미래의 일에 개입했다가 과거의 사실들까지 송두리째 뒤틀리게 한다는 줄거리도 할리우드 영화의 인기 소재였다.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 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한 김현석 감독이 시간이동을 소재로 한 스릴러 <열한시>로 돌아왔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타임머신 소재의 에스에프 영화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 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한 김현석 감독이 시간이동을 소재로 한 스릴러 <열한시>로 돌아왔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타임머신 소재의 에스에프 영화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면 국내에선 그동안 시간이동이 전면에 등장하는 영화가 없었다. 28일 개봉하는 김현석 감독의 새 영화 <열한시>는 이런 타임머신을 소재로 한 ‘타임 스릴러’다. <광식이 동생 광태>(2005),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등 로맨틱 코미디로 충무로 대표 이야기꾼 가운데 한명이 된 김 감독이 뜻밖의 장르에 도전했다.

영화는 시간이동 장치를 완성한 물리학 박사 우석이 하루 앞 미래로 시간이동을 했다가 동료들이 차례로 숨지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시작된다. 우석은 함께 자란 영은과 지완 등 동료 연구원들을 비롯해 자신마저 숨지는 폐회로 텔레비전 영상을 확보하고 이를 막으려고 사투를 벌인다. 하지만 그의 노력이 오히려 정해진 운명을 재촉하는 결과를 낳으면서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영화는 스릴러 장르답게 웃음기를 빼고, 비교적 정교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시간여행에 필요한 웜홀을 만들기 위해 ‘바다의 블랙홀’로 불리는 ‘블루홀’ 근처에 심해연구소를 건설하고, 러시아의 코어 에너지 연구소 일부를 임대해 거대한 에너지원을 확보한다는 설정 등이 그렇다. 기술적인 한계 탓에 타임머신 ‘트로츠키’로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뿐이라는 설정도 그럴듯해 보인다. 국내 블랙홀 연구의 권위자를 통해 시나리오 단계부터 과학 자문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해저연구소의 세트장이나 타임머신을 타는 연구원들의 의상, 타임머신 ‘트로츠키’가 실제 시간이동을 하는 과정이 정교하게 묘사되지 못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 도전한 타임스릴러라는 점을 고려해도 아쉬움이 남는다. 타임머신에 관한 부분은 대개 등장인물들의 대사로 두루뭉술하게 처리되는데,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할리우드 에스에프에 익숙한 국내 관객들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김 감독 역시 “시간여행을 묘사하는 데 여러가지 제약이 있었던 탓에 초반 20분은 ‘내가 뒤집어쓴다’고 생각하고 다소 막연하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인물간 갈등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 후반부에는 김 감독 특유의 드라마적인 요소와 유머들이 강조되면서 재미와 긴장감이 올라간다. 또 시간이동을 통해 일부 확인된 미래의 사건을 현재의 시간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서 퍼즐 조각을 맞추는 재미도 있다.

연기파 배우 정재영이 시간이동 연구에 집착하는 연구원 우석을,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김 감독과 한차례 호흡을 맞췄던 최다니엘이 우석과 갈등을 빚는 지완을 연기했다. 우석과 함께 시간여행을 떠났다가 사건의 열쇠를 쥐고 돌아온 연구원 영은 역은 배우 김옥빈이 맡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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