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봉하는 영화 <타잔 3D>는 지난 100년간 만들어진 ‘타잔 영화’들에 대한 헌정 작품처럼 보인다. 원조 ‘타잔’의 미덕을 살리면서 모션캡처, 3D 입체영상 같은 최첨단 기술을 입히고 줄거리를 변형했다. KT미디어허브 제공
사진에 가까운 영상미 돋보여
원작과 큰 줄거리 비슷하지만
단짝 치타 없고 운석탐험 추가
원작과 큰 줄거리 비슷하지만
단짝 치타 없고 운석탐험 추가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라면 흔히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를 떠올린다. 이들은 1930년대 저마다 기이한 사연을 가진 만화 주인공으로 태어나 초자연적인 힘으로 악당들을 물리치며 당시 대공황에 시달리던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 이후 스크린 스타로 거듭나 수십년 동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보다 20여년 앞서 탄생한 ‘원조 슈퍼히어로’가 있었으니, 얼핏 이들 ‘종족’과 거리가 있어보이는 ‘밀림의 왕자 타잔’이다. 타잔은 우연한 사고로 아프리카 정글에 홀로 남겨져 원숭이 엄마의 보호를 받으며 ‘털없는 원숭이’로 자랐다. 악어와 사자를 맨손으로 제압하고, ‘아아~아~’라는 특유의 괴성으로 동물들을 다스리는 보통 인간 이상의 능력을 지녔다. 정글의 평화를 해치려는 악당을 물리치고 동물 가족과 사랑하는 연인(제인)을 구하는 모습 역시 ‘슈퍼히어로의 공식’을 따른다.
1914년, 대중소설 작가 에드가 라이스 버로프스의 소설 <유인원 타잔>으로 태어난 타잔은 자신이 어디까지 진화할 거라고 생각했을까? 100편이 넘는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졌던 ‘타잔’이 태어난 지 꼭 100년 만에 3디 애니메이션 <타잔 3D>(9일 개봉)로 새롭게 태어났다.
<타잔 3D>의 줄거리는 타잔이 ‘밀림의 왕자’로 성장해 제인과 만나고,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원작과 비슷하다. 수많은 전작 <타잔>들에서 봤던 타잔 특유의 괴성이나 폭포수로 뛰어드는 장면, 악어와의 맨손 대결 장면을 그대로 쓴 것은 마치 전작들에 대한 ‘헌정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어린 ‘제이제이’(타잔)가 7000만년 전 우주에서 아프리카로 떨어진 운석탐험에 나선 부모와 함께 밀림으로 들어선다는 설정은 시대에 맞게 변형됐다. 고릴라 무리의 우두머리 투블랏과의 결투, 새 에너지 자원을 노리는 악당 클레이튼, 타잔의 아버지가 실상 에너지회사 ‘글레이스톡’의 주인이라는 설정도 추가됐다. 타잔이 이미 언어를 익힌 나이에 밀림에 남겨진다는 설정도 원작에서 영어교습책으로 스스로 언어를 깨친다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타잔 10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답게 공을 많이 들였다. “사진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이라는 라인하드 클루스 감독의 제작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고릴라와 같은 습성을 지닌 타잔이 고릴라 처럼 구르고 뛰는 장면은 실사 영화였다면 오히려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자연스럽다. 타잔이 폭포수 아래로 뛰어드는 모습과 악어와 물속 대결도 영상 기술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특히 악어를 해치운 뒤 ‘아아~아~’라는 괴성으로 포효하는 장면은 ‘타잔’을 기억하는 영화팬이라면 짜릿함을 느낄 만하다. 아쉬움이라면 타잔의 단짝 원숭이 ‘치타’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3D>(2012)의 독일 출신 라인하드 클루스 감독이 연출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9일 개봉하는 영화 <타잔 3D>는 지난 100년간 만들어진 ‘타잔 영화’들에 대한 헌정 작품처럼 보인다. 원조 ‘타잔’의 미덕을 살리면서 모션캡처, 3D 입체영상 같은 최첨단 기술을 입히고 줄거리를 변형했다. KT미디어허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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