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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여주인공 태우고 ‘블루오션’ 탐험?

등록 2014-01-15 20:16수정 2014-01-15 21:28

모처럼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줄줄이 쏟아진다. 설 연휴를 앞두고 하지원·강예원·손가인의 <조선미녀 삼총사>(위)와 심은경의 <수상한 그녀>(가운데)가 개봉하고, 뒤이어 엄정화·문소리·조민수 등 중견 여배우들이 의기투합한 <관능의 법칙>(아래)이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각 회사 제공
모처럼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줄줄이 쏟아진다. 설 연휴를 앞두고 하지원·강예원·손가인의 <조선미녀 삼총사>(위)와 심은경의 <수상한 그녀>(가운데)가 개봉하고, 뒤이어 엄정화·문소리·조민수 등 중견 여배우들이 의기투합한 <관능의 법칙>(아래)이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각 회사 제공
‘수상한…’ ‘조선미녀…’ ‘관능의…’
여배우 내세운 영화 잇달아 개봉
제작사들, 여주인공 기피관행 깨
틈새시장 통해 관객 확장 노린듯
최근 극장에서 여주인공을 앞세운 영화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화 선택권을 주로 쥐고 있는 여성들이 남성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더 찾는다는 이유로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면 흥행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인식된 탓이다.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는 상업영화에서 여주인공은 투자·제작사들에게 ‘기피 요소’라는 말까지 나돌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영화 흥행 상위 30위를 보면,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는 없었다. 이런 사장은 국내만이 아니다. 2011년 미국 흥행 100위 영화 가운데 여주인공이 등장한 영화는 11편에 불과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한 애니메이션만 봐도 고양이 영화 <썬더와 마법저택>, 비행기 주연의 <비행기>, 심지어 공룡이 등장하는 <다이노소어 3D>에서도 여성 캐릭터는 남성 주인공을 거드는 구실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새해 초부터 여주인공들이 이끄는 영화들이 대거 개봉한다. <수상한 그녀>(22일 개봉·황동혁 감독), <조선미녀 삼총사>(29일·박제현 감독), 그 뒤로 개봉을 기다리는 <관능의 법칙>(권칠인 감독)이 모두 모처럼 여주인공들을 내세우는 영화다. 특히 드물게나마 여주인공이 등장했던 기존 영화들이 주로 ‘여성스런’ 감성에 의존하는 멜로물이었던 것과 달리 이들 영화는 소재와 주인공의 성격을 다양화했다.

영화 <수상한 그녀>는 아들 가족한테 부담스런 존재가 된 ‘오말순’ 할머니가 20살로 돌아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가족 드라마다. 아직 신인급인 심은경의 연기력을 믿고 파격적인 단독 주연을 맡겼다. <조선미녀 삼총사>는 하지원·강예원·손가인이 조선 최고의 ‘여성 3인조 현상금 사냥꾼’으로 나선다. 엄정화·문소리·조민수 등 중견 여배우들이 의기투합한 <관능의 법칙>은 골드 미스와 도발적인 주부, 싱글맘으로 중년의 나이에도 ‘뜨겁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국내 3대 투자·배급사인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여배우들을 단독 주연으로 내세웠다는 점 때문이다. 모두 50억원대 안팎의 적지 않은 순제작비가 투입됐고, ‘흥행 대목’인 겨울 방학에 맞붙게 됐다. 투자·배급사들이 여주인공을 앞세운 영화로도 충분히 흥행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일종의 ‘틈새 시장’처럼 돼버린 여주인공 영화를 오히려 관객층을 넓힐 기회로 삼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업 영화들이 흥행에 절대적으로 매달리다보니 여배우들이 설자리를 잃으면서 역량이 약화되고 관객들은 더욱 남성 중심 영화를 찾게 되는 점은 한국 영화계에서 계속 문제로 지적된 부분이다. 황진미 영화평론가는 “모처럼 여주인공 영화들이 잇따라 등장하는 모습이 반갑지만, 여배우들이 등장하는 것 자체만 볼 게 아니라 이들한테 ‘엄마’, ‘모성’, ‘가족에 대한 책임’, ‘주부로서 일상에서 탈출’ 같은 역할이 주어지는 관성도 깰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변화가 상업적인 면에서도 한국영화 제작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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