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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사투리 영화 인기? “우리도 있슈~”

등록 2014-01-23 19:23수정 2014-01-23 23:39

‘하이틴 농촌 로맨스’를 표방한 영화 <피끓는 청춘>은 충남 홍성의 시골 고교생들의 이야기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앞세워 느긋한 웃음과 담백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소담필름 제공
‘하이틴 농촌 로맨스’를 표방한 영화 <피끓는 청춘>은 충남 홍성의 시골 고교생들의 이야기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앞세워 느긋한 웃음과 담백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소담필름 제공
하이틴 농촌 로맨스 ‘피끓는 청춘’
이종석·박보영 충청 사투리 눈길
영화에서 사투리는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감칠맛 나는 웃음을 줄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강인함이나 억척스러움, 능청스러운 면까지 손쉽게 전달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변호인>에는 송강호 등 실제 부산 출신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사투리를 쏟아내고, <용의자>에서도 배우 공유가 강렬한 북한 말씨를 쓴다. 심은경이 능청맞은 전라도 할머니를 연기하는 <수상한 그녀>(22일 개봉)와 박철민이 투박한 강원도 말씨로 사람 냄새를 전하는 <또 하나의 약속>(2월6일)도 사투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아직 손이 타지 않은 ‘틈새시장’을 찾아낸 이는 이연우 감독이다. 그는 22일 개봉한 <피끓는 청춘>에서 충청도 사투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충청도 출신인 이 감독은 전작 <거북이 달린다>(2009)에서 드물게 이 지역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았고, <피끓는 청춘> 개봉을 앞두고도 “전라도나 경상도 사투리와 달리 충청도 사투리는 미개척 사투리”라는 소신을 밝힌 적이 있다. 이번 영화에서도 점잔 빼는 충청도 남성이 ‘적극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여성한테 “이런 식으로다가…어유, 진정해유”라는 등의 대사가 관객들한테 웃음을 자아낸다.

영화는 1982년 충청남도 홍성 한 시골 고교에서 벌어지는 ‘4각 관계’를 소재로 한 ‘하이틴 농촌 로맨스’를 표방한다. 이 마을 일진계를 접수한 영숙(박보영)은 ‘카사노바’ 중길(이종석)한테 마음을 뺏겼지만, 중길은 전교 여학생들을 모두 꼬시는 데 여념이 없다. 이들 사이에 서울 전학생 소희(이세영)와 ‘싸움짱’ 광식(김영광)이 끼어들면서, 영화는 알콩달콩 애증의 관계가 펼쳐진다.

이종석은 능숙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전교 여학생들을 ‘하나씩 꼬셔 나가는’ 중길 역을 맡았다. “처음 널 본 순간보텀 난 말이여, 이쁜 구석이 있다고 생각혔어. 이?” 주로 세련된 도시남자 역을 맡아온 그가 구성진 충청도 사투리 역시 ‘여심’을 무너뜨리기에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늑대소년>, <과속스캔들> 등에서 여성스러운 역을 주로 해오던 박보영의 연기 변신도 볼거리다. 각종 험한 욕을 쏟아내고 거친 주먹다짐도 마다하지 않지만, 어릴 적 추억을 잊지 않는 ‘순정파 일진’을 연기한다.

두발 자유화가 실시된 첫해이자, 교복 자율화가 시작되기 전해인 1982년이 배경이어서 획일화된 검정 교복, 통학열차, 교련 수업, 나팔바지 등이 등장해 요즘 세대들한테 호기심을, 기성세대들한테 향수를 자극한다. 신세대 스타 이종석과 박보영을 앞세웠지만, 기성세대들도 시골길 풀내음처럼 풋풋했던 옛 기억을 떠올릴 듯하다. 산울림의 노래 ‘내게 사랑은 너무 써’와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같은 추억의 노래를 듣는 재미도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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