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2014 할리우드는 ‘역사의 재구성’

등록 2014-02-05 19:55수정 2014-02-06 11:30

화산 폭발로 사라진 고대 로마도시를 소재로 한 <폼페이: 최후의 날>. 회사 제공
화산 폭발로 사라진 고대 로마도시를 소재로 한 <폼페이: 최후의 날>. 회사 제공
‘폼페이’ ‘노아’ ‘제국의 부활’
고대 이야기에 상상 더하고
‘노예 12년’ ‘모뉴멘츠 맨’ 등
실화 비판적으로 다루기도
할리우드의 영화 기술은 꽤 오래전부터 ‘상상 그 이상의 것’을 구현해왔다. 특히 판타지 영화들은 컴퓨터그래픽과 입체영상(3D)기술을 결합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는 최상의 장르로 군림해왔다. 문제는 판타지와 결합할 소재 고갈이었다. 지난해 <헨젤과 그레텔: 마녀 사냥꾼>,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 같은 동화 속 이야기를 판타지로 재구성한 영화들은 잇따라 실패했다.

올해 외화들은 고대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개연성을 확보하는 한편 상상력은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팩션형 사극 대작’들을 줄줄이 내놓는다. 할리우드 흥행 영화에서 최고의 ‘믿을 맨’으로 통하는 ‘영웅’들이 고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국 영화도 올해 제작비 100억원대 대작 사극 5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할리우드 역사극들과 일전이 예상된다.

20일 개봉하는 <폼페이: 최후의 날>은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진 고대 로마제국의 도시 폼페이를 배경으로 했다. 당시 서로의 품에서 숨진 연인이 1592년 ‘인간 화석’ 형태로 실제 발굴됐는데, 영화는 이들한테 상상력을 불어넣어 노예 검투사 마일로(키트 해링턴)와 영주의 딸 카시아(에밀리 브라우닝)의 사랑 이야기로 발전시켰다. 영화 <타이타닉>, <2012> 특수효과팀이 제작에 참여해 3디(D)로 제작돼 용암·화산재가 난무하는 재난 영화에서 입체효과가 기대감을 높인다.

성경 속 이야기를 소재로 한 <노아>(3월 개봉)에서는 대홍수를 앞두고 ‘노아의 방주’에 지구의 모든 동식물을 방주에 싣는 장관이 펼쳐진다. <블랙스완>을 연출한 거장 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이 전지구를 덮는 대홍수 장면과 방주에 타려는 이들이 벌이는 처절한 싸움을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제작비 1억5000만달러(1633억원)가 투입됐고, 노아 역에 러셀 크로를 비롯해 앤서니 홉킨스, 엠마 왓슨 등이 출연해 상상 속 이야기를 스크린에 구현한다. 영화 <300>(2007)에서 페르시아군 100만명과 맞대결을 벌였던 스파르타 전사 300명은 후속편 ‘제국의 부활’(3월 개봉)로 돌아온다. 이번에는 살라미스 해전으로 무대를 옮겨 다시 페르시아 대군과 맞붙는다. 전작을 지휘했던 잭 스나이더 감독이 제작을 맡는 대신 신인 노암 머로에 연출을 맡겼다. 이밖에도 여름방학을 앞두고 <헤라클레스: 레전드 비긴즈>(4월 예정), 겨울방학 시즌엔 리들리 스콧 감독이 모세 이야기를 다룬 <엑소더스>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1840년대 미국의 ‘흑인 노예 납치 사건’을 다룬 <노예 12년>. 회사 제공
1840년대 미국의 ‘흑인 노예 납치 사건’을 다룬 <노예 12년>. 회사 제공

대규모 볼거리 대신 비교적 가까운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비판적으로 다룬 영화들도 나온다. 27일 개봉하는 <노예 12년>은 1840년대 미국에서 벌어지던 흑인 노예 납치 사건을 다뤘다. 당시 ‘자유주’에서 흑인을 납치한 뒤 ‘노예주’로 팔아넘기는 일이 만연하면서, 실제 납치돼 12년간 노예 생활을 했던 흑인 음악가 ‘솔로몬 노섭’(치웨텔 에지오포)의 실화를 그렸다. 최근 영국비평가협회상 작품상 등 3관왕을 차지했고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라있다. 영국 드라마 <셜록>으로 유명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인간적인 농장주 포드 역으로 등장한다.

배우 조지 클루니가 감독을 맡은 영화 <모뉴멘츠 맨:세기의 작전>은 2차대전 당시 나치에 빼앗긴 막대한 양의 예술품을 되찾기 위해 실존했던 전담부대 이야기다. 당시 팀을 이뤘던 군인들이 큐레이터, 뮤지엄 디렉터, 건축가 등으로 구성됐다는 데서 독특한 설정이 가능하게 됐다. 맷 데이먼, 존 굿맨, 케이트 블란쳇 등이 출연해 기대감을 높인다. 전찬일 문화평론가는 “창작에 의한 소재 발굴이 영화 제작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역사적 사건을 가공하는 블록버스터급 팩션 영화의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