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출판 잠깐독서
18 세상
김성윤 지음
북인더갭·1만5000원 교사가 칠판으로 돌아서면 학생들은 전자담배를 빨아들인다. 10대들에게 전자담배는 재력과 수완의 상징이며 어른들을 조롱할 수 있는 일종의 은밀한 무기다. 남학생들이 어른 등 뒤에서 전자담배를 꼬나물고 ‘청소년다움’의 이데올로기에 저항할 동안 여학생들은 화장을 한다. 10대 얼굴에 20대 가면을 쓰고 미래 시간을 끌어당기고자 용을 쓴다. 불온하고도 불편하다. 그러나 책은 전자담배, 위조 민증, 화장 같은 어른 되기의 의례들이 실은 불온해서가 아니라 덜 위험해서 문제라고 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권리를 직접 요구하는 실제적 저항은 없고 상징적인 반항만 있다는 것이다. 10대 문화는 사회와 10대의 욕망이 난마처럼 얽힌 블랙박스 같다. 오랫동안 청소년문화를 연구하며 <한겨레21>에 ‘김성윤의 18 세상’이란 글을 연재한 지은이는 10대의 시선으로 공들여 그 블랙박스를 해독했다. ‘꼰대’들의 엄숙한 시선을 배격하고 다른 한편으론 청소년 안에 있는 어른의 흔적을 경계하며 2010년대 10대 세상의 현실을 파헤친다. 사회는 청소년의 미래를 저당잡고 훈육하는 것을 ‘보호’라고 부른다. 책은 청소년 보호가 실제론 청소년들에게 학습노동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들을 약자로만 머물게 하는 보호구역에 갇힌 청소년들, 청소년과 정치의 만남이 생겨나는 것도 바로 여기에서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김성윤 지음
북인더갭·1만5000원 교사가 칠판으로 돌아서면 학생들은 전자담배를 빨아들인다. 10대들에게 전자담배는 재력과 수완의 상징이며 어른들을 조롱할 수 있는 일종의 은밀한 무기다. 남학생들이 어른 등 뒤에서 전자담배를 꼬나물고 ‘청소년다움’의 이데올로기에 저항할 동안 여학생들은 화장을 한다. 10대 얼굴에 20대 가면을 쓰고 미래 시간을 끌어당기고자 용을 쓴다. 불온하고도 불편하다. 그러나 책은 전자담배, 위조 민증, 화장 같은 어른 되기의 의례들이 실은 불온해서가 아니라 덜 위험해서 문제라고 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권리를 직접 요구하는 실제적 저항은 없고 상징적인 반항만 있다는 것이다. 10대 문화는 사회와 10대의 욕망이 난마처럼 얽힌 블랙박스 같다. 오랫동안 청소년문화를 연구하며 <한겨레21>에 ‘김성윤의 18 세상’이란 글을 연재한 지은이는 10대의 시선으로 공들여 그 블랙박스를 해독했다. ‘꼰대’들의 엄숙한 시선을 배격하고 다른 한편으론 청소년 안에 있는 어른의 흔적을 경계하며 2010년대 10대 세상의 현실을 파헤친다. 사회는 청소년의 미래를 저당잡고 훈육하는 것을 ‘보호’라고 부른다. 책은 청소년 보호가 실제론 청소년들에게 학습노동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들을 약자로만 머물게 하는 보호구역에 갇힌 청소년들, 청소년과 정치의 만남이 생겨나는 것도 바로 여기에서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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