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식객2>
박시인의 <저녁 같이 드실래요?>
‘동네 밥집’ 무대로 사람관계 그려
웹툰 ‘저녁 같이 드실래요?’ ‘먹는 존재’
‘저녁…’은 같이 먹는 남녀 이야기
‘…존재’는 식도락 신화 걷어내 권혁주 ‘맛있는 철학’
12명 철학자·12가지 요리 버무려 <식객2>는 1부와는 좀 다른 맛이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27권 135개 에피소드를 이끌어왔던 주인공 성찬과 진수가 빠지고 ‘그냥 밥집’이라는 이름의 식당 주인이자 요리사인 고무신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이제 전국을 돌아다니는 대신 동네 밥집을 지킨다. 이야기를 맡은 이호준 작가는 “허영만 화백은 오래 전부터 ‘은퇴하면 작은 가게를 얻어 그날그날 요리해서 아는 사람들과 술 한잔 나누고 싶다’고 했는데 식객 완결편을 내면서 그 꿈을 만화로 그렸다. <식객2>에선 음식 재료에 대한 정보는 줄이고 사는 이야기와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평범한 식당이라면 사람들의 관계는 늘 이어지고 풍성해지니까 식당을 무대로 삼았다 ”고 전했다. 대구내장젓이나 김해 뒷고기, 갑오징어처럼 가끔 진귀한 음식도 나오지만 소박한 동네 식당답게 된장찌개나 비빔국수, 오이소박이 처럼 늘상 먹는 밥 이야기가 더 많다. ‘무엇을 먹을까’에서 ‘누구와 어떻게 먹을까’로 무게 중심을 옮긴 <식객>의 변화는 스토리텔링이 강화되는 요즘 음식 만화들의 경향을 보여준다. 웹툰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가끔 만나 저녁 한 끼 같이 먹기로 한 남녀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주인공들은 혼자 고기 구워먹기 민망해서 같이 밥먹는 사이가 됐다. 치킨과 맥주, 회, 보쌈, 달콤한 케이크도 나누면 더 맛있다. 이 만화를 그리는 박시인 작가는 “연재를 못해 돈이 없을 때 요리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허기를 달랬다. 그때 음식과 맛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경험이 만화가 됐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잘 먹지 못하는데 만화 속 수제 햄버거는 한번도 먹어보지 못하고 그렸다”고 한다.
들개 이빨의 <먹는 존재>
권혁주의 <맛있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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