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네이션’편, 전편과 달라진 3가지
<미션 임파서블> 5번째 편을 만든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완성하기보다는 내가 만들 수 있는 것을 만들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과연 <미션 임파서블:로그 네이션>은 전편과 달라진 점이 몇 가지 있다.
❶ 액션의 정석
액션이 달라졌다. 주연인 에단 헌트 역할을 맡은 톰 크루즈는 어려운 스턴트 과제를 여러번 뛰어넘었다. 와이어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기에 뛰어오르는 장면 촬영이 대표적이다. 톰 크루즈는 8번이나 전력 질주하는 비행기에 매달려 1.5㎞ 상공까지 솟아올랐다. ‘미션 임파서블’시리즈 속 액션이 쉬웠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 속 액션은 특히 전작인 ‘고스트 프로토콜’에 비해 거대하거나 위압적인 느낌을 대폭 줄이고, 경이로움 대신 현실감을 높였다. 비행기 액션 장면, 2분30초 안에 3.6m의 콘크리트와 26만ℓ의 물을 통과하는 장면 등에서도 톰 크루즈에게 바싹 다가가 실제로 어떤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을 더했다. 오토바이 추격전도 아슬아슬하다기보다 아름답고 우아하다.
❷ 친근한 스파이
스파이들은 한결같이 낯익고 친숙하다. 스파이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자신처럼 잘 훈련된 스파이들뿐이라는 사실을 누누이 강조한다. 에단 헌트와 동료들이 속한 아이엠에프(IMF) 조직은 ‘신디케이트’라는 스파이 비밀 연합조직에 의해 와해될 위기에 처한다. 스파이들 사이의 숨막히는 긴장은 ‘미션 임파서블’의 뼈대가 됐다. 그런데 전편에서만큼 톰 크루즈는 외롭지 않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엠에프 팀원 전원이 전작에 이미 나온 스파이들이다. 친구들이 이미 익숙한 얼굴이기 때문일까. ‘로그 네이션’편에서는 누가 배신자여도 상관없다는 기분이 든다. 에단 헌트는 동료에 대한 무한한 신뢰로 위험한 상황을 돌파하며 전편보다 훨씬 낙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톰 크루즈와 사이먼 페그(벤지 역)가 함께 자동차를 타고 적을 쫓는 액션 장면에서 둘은 꽃무늬 셔츠를 입고 농담까지 주고 받는다. ‘빰빰 빠빠’ 하는 음악소리에 맞춰 활약을 펼칠 것처럼 하다가 미끄러지는 코믹한 장면까지 연출해낸다. 신성한 스파이는 이제 없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스파이는 임무를 완수하는 기계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❸ 가능한 미션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요원들이 뚫고 들어가야 하는 철옹성 같은 지대에는 방어막이 거듭 둘러졌다. 처음엔 중력을 없애는 정도의 한계였다면 홍채 인식, 얼굴, 이번엔 동작까지도 감별하는 생체 보안장치가 추가됐다. 그러나 어떤 방어막이든 결국엔 해킹 가능하다는 사실은 관객도 알고 스파이들도 안다. 작전을 수행하기 전 사이먼 페그는 “어려울지는 모르지만 원래 불가능은 없었다”고 대놓고 말한다. 경탄을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20년을 맞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목적일지 모른다. 30일 개봉.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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