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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반세기 넘는 연륜’…본드, 이번엔 공중액션

등록 2015-11-09 20:19

007 스펙터. 사진 유피아이 제공
007 스펙터. 사진 유피아이 제공
리뷰 l 영화 ‘007 스펙터’

긴박한 액션신으로 초반 시작
악당조직 ‘스펙터’ 쫓다
숙적 ‘화이트’ 대적하는 본드
자신의 과거와 마주치기도
11일 개봉하는 <007 스펙터>는 007 시리즈의 24번째 영화다. 더욱 화려해진 이번 영화는 공간적으론 멕시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북아프리카와 사하라 사막 등을 오가며, 시간적으론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의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등 007 시리즈의 종합판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초국가적 범죄조직 스펙터를 추적하던 제임스 본드가 뜻밖에 자신의 과거와 마주친다는 줄거리에 장쾌한 액션 장면들을 엮었다.

<007 스펙터>의 초반 20분은 긴박감 넘치는 액션으로 채워졌다. 전작 <007 스카이폴>(2012년)을 뛰어넘는 대규모 물량이 투입됐다. 2012년 영화에선 오토바이와 기차의 숨막히는 추격전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였다면, 2015년엔 멕시코시티 카니발 한가운데 관객들을 떨어뜨린다. ‘죽음의 날’이라는 축제에 모인 수천명의 엑스트라와 거대한 해골 모형들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에 매달린 본드가 선보이는 공중 액션은 관객들을 숨죽이게 만드는 이 영화의 간판과도 같은 장면이다.

<007 스카이폴>과 비교되는 지점은 초반 액션 신에 머물지 않는다. 3년여 전 <007 스카이폴>이 미국에서 11억달러 수익을 내면서 50년이 넘는 이 시리즈는 재시동을 걸었다. ‘전자 감시망이 구축된 시대에 도청기와 권총을 든 구식 스파이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007 스펙터>의 질문은 애초 <007 스카이폴>에서 시작된 것이다. 전작에서 직속상관인 영국 첩보기관 MI6 국장을 지키지는 못했으나 결과적으로 고전적 스파이로서의 존재 증명을 솜씨있게 해낸 연륜있는 스파이 본드는 이번 영화에서 훨씬 더 기가 살아난 모습이다.

이번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는 거대한 악당 조직 ‘스펙터’를 쫓는다. 지금까지 <007 살인번호> <007 위기일발> <007 선더볼> <007 두 번 산다> <007 여왕 폐하 대작전>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등 본드 시리즈에 이미 6번 등장한 바 있는 ‘악의 축’이다. <007 스펙터>에선 조직의 본거지를 추적하던 제임스 본드가 숙적 화이트(제스퍼 크리스텐슨)와 마주치는데, 화이트는 <007 카지노 로얄> 시리즈에 등장했다가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도 잠시 나오는 악의 중개인 같은 캐릭터다.

디지털의 차가운 느낌과 권총의 열기가 대조를 이루는 이번 시리즈에서 선과 악조차도 거울처럼 서로를 비춘다. 스펙터를 지휘하는 악당은 빈틈없는 디지털의 세계에 속해 있지만 어쩐지 제임스 본드의 배다른 형제처럼 보인다. 주인공이 악의 근원에 가까워질 수록 자신의 뿌리를 만나게 된다는 구성은 <배트맨 비긴즈>부터 두드러지는 최근 슈퍼 히어로물들의 단골 주제 의식이다. <007 스카이폴>에 이어 두번째로 007 시리즈를 만든 샘 멘데스 감독은 007 전통 바깥의 주제들을 상당 부분 참고한 듯하다. 감독은 프로덕션 노트에 “익숙한 것을 새롭게 만들고 새로운 것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가의 임무”라고 적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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