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충무로 로또 당첨…공격경영 안할 것”

등록 2005-10-16 18:59수정 2005-10-16 20:34

KT서 280억원 출자받은 차증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
씨제이(CJ)나 롯데, 오리온 등 대기업을 빼고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 가운데서 영화계 파워 넘버원을 꼽으면 이전까지는 으레 투자·배급사 씨네마서비스를 이끌어온 강우석 감독이었다. 내년부터는 차승재(45) 싸이더스에프엔에이치(FNH) 공동대표가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강 감독이 경영에서 물러나 연출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데 더해, 싸이더스에프엔에이치(공동대표 차승재 김미희)가 지난달 7일 케이티(KT)로부터 280억원(지분의 51%)을 출자받아 영화제작 전문회사로서 자본금 최대 규모가 됐다. 또 출자를 전후해 <처녀들의 저녁식사> <봄날은 간다> <살인의 추억> 등의 싸이더스와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선생 김봉두>의 좋은영화(FNH)가 합병했다. 영화의 다양화, 제작 물량의 증가는 예정된 수순이다.

“1년에 10편 정도를 제작할 것 같다. 한국은 물론 홍콩이나 일본에도 자체 제작을 10편 하는 제작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 제작 편수에 연연하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아시아 최대의 제작사가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싸이더스 혼자 제작해 온 영화가 1년에 6편 가량이다. “‘메이저’로서 관객 친화적인 영화들을 만들게 되겠지만, 단순히 대기업 경영자가 아니라 충무로 출신 ‘영화인’으로서 <8월의 크리스마스>나 <남극일기>처럼 모험이 필요한 영화들도 한해 1~2편 정도는 만들고 싶다. 싸이더스는 지금까지 내용에 충실한 영화를 만들어 왔다. 앞으로 상업영화의 라인업을 강화하겠지만 그런 싸이더스의 순기능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새 회사의 대주주는 케이티지만 차 대표가 경영권을 보장받고 케이티는 이 회사가 생산하는 콘텐츠를 갖게 된다. 차 대표는 ‘콘텐츠 제작자’이고 케이티는 ‘카피라이트 홀더’(판권 소유자)인 셈이다. 영화뿐 아니라 모바일 동영상, 디엠비 등 뉴미디어에 충당할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파트너를 찾던 케이티가 자신과 손잡게 된 걸 두고 그는 “충무로에서 보면 내가 로또에 당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때 위풍당당하게 굴지 않는 게 중요하다. 자금이 생겼다고 무리하게 공격적인 경영을 하진 않을 거다. 최대한 실리적으로 아껴서 쓸 거다.” 자체 제작 영화가 10편이면 그것만으로도 1년 배급 물량으로 충분한 만큼 영화계에선 이 회사가 배급에도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나 차 대표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1년에 10편 계획, 아시아 최대 제작사 될 득
아이템 개발비 확대 배급사업은 미정

올해 초까지만 해도 차 대표는 매니지먼트사, 감독 등의 지분 요구로 인해 제작자의 영화 아이템 개발비로 충당할 돈이 적어지는 영화계 구조를 아쉬워해 왔다. 그래서인지 아이템 개발비만큼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발중인 프로젝트가 70개 정도인데 비용이 엄청 많이 든다. 3개 중 1개 정도는 건지지만 나머지도 다 비용으로 잡힐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른 제작자들도 힘들어하지만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이런 개발비용이 불가피하다.”

한국외국어대 불어교육과 80학번으로 졸업 뒤 90년대 초반 충무로에 들어가기까지 포장마차부터 오퍼상까지 잡다한 일과 고생을 했던 그는 교류의 폭이 넓다. 요즘도 영화인 못지않게, 어쩌면 그보다 더 문인 등 다른 장르의 문화인들과 술자리를 자주 한다. 현재 준비중인 프로젝트엔 황석영의 소설 <무기의 그늘>(필감성 감독), 김영하의 소설 <검은 꽃>(이재한 감독), 허영만의 만화 <타짜>(최동훈 감독) 등이 포진해있다. 대기업이 투자하고 영화 전문 제작자가 경영하는 이 회사는, 앞으로 한국 영화 산업의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실험임에 틀림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유연하고 탄력성 있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실리적으로 일을 진행시켜 나가려고 한다.”

글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김건희가 박찬욱에게, 날 주인공으로 영화 한편 어때요 했다더라” 1.

“김건희가 박찬욱에게, 날 주인공으로 영화 한편 어때요 했다더라”

25년 경호 공무원의 조언 “대통령 ‘개인’ 아닌 ‘공인’ 지키는 것” 2.

25년 경호 공무원의 조언 “대통령 ‘개인’ 아닌 ‘공인’ 지키는 것”

건강한 정신, ‘빠져나오는 능력’에 달렸다 [.txt] 3.

건강한 정신, ‘빠져나오는 능력’에 달렸다 [.txt]

70여년간 젊은 여성 3만명이 감금당한 이유 [.txt] 4.

70여년간 젊은 여성 3만명이 감금당한 이유 [.txt]

영화인들 “‘내란 공범’ 유인촌의 영진위 위원 선임 철회하라” 5.

영화인들 “‘내란 공범’ 유인촌의 영진위 위원 선임 철회하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