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팬더3>에서 주인공 팬더 포의 목소리 연기를 한 미국 배우 잭 블랙이 21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쿵푸 자세를 하고 있다.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헬로, 코리아.” <쿵푸 팬더3>의 팬더, <구스범스>의 수상한 작가. 이번 겨울 아이들의 친구를 꼽으라면 바로 잭 블랙(45·사진)이다. <쿵푸 팬더3>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잭 블랙이 21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자신이 목소리 연기를 한 팬더의 걸음걸이로 기자회견장에 나온 그에게 먼저 젊음의 비결을 물었다. 그는 “고맙다. 그런데 그저께 중국에서 청룽(성룡)을 만났는데 그는 환갑을 지났지만 나보다 훨씬 동안이더라. 저도 젊게 사는 방법이 정말 궁금하다. 긍정과 열정? 아니면 치즈버거?”라며 웃었다.
잭 블랙은 <쿵푸 팬더1>부터 계속 주인공 팬더 포의 목소리를 맡아왔다. 그는 “포를 연기하는 것은 나 자신을 연기하는 것과 같다”며 “포는 쿵푸 영웅들을 우러러보며 성장하는데 포를 연기할 때면 록 뮤지션이나 배우가 되기를 꿈꿨던 나의 십대, 그리고 더스틴 호프먼이나 데이비드 보위 같은 그 시절 내 영웅들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잭 블랙은 배우이면서 코미디언이고, 록그룹 ‘터네이셔스 디’에서도 활동해 왔다. 초기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등의 성인용 코미디로 이름을 알렸지만 <스쿨 오브 락>을 기점으로 어린이 코믹물에도 즐겨 출연하는 데는 7살, 9살인 두 아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쿵푸 팬더3>의 포는 매우 섬세하고 따뜻한 인물로 어린아이들이 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캐릭터다. 이전 시리즈를 만들 땐 아이들 출산이 임박해 전화기를 옆에 두고 녹음했는데 이번엔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게 됐다.” 앞서 그는 미국에서 한 인터뷰에선 <구스범스>에 출연하게 된 동기로 “내 아이들이 워낙 스릴러물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꼽기도 했다.
시종일관 분주하고 유쾌하게 대답하던 그도 <쿵푸 팬더3>주제에 대해 잭 블랙이 찾은 대답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는 잠시 심각해졌다. “후 엠 아이?(내가 누구냐고?) 잠깐 묵상 좀 해보자.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질문이다. 아직도 내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다. 늘 삶의 미묘한 질문에 대해 명상하고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쿵푸 팬더3>는 전편에서 용의 전사가 된 포가 두명의 아버지를 만나고 스승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나는 누구인지를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잭 블랙은 이날 기자회견 뒤 내한 일정의 하나인 문화방송(MBC) <무한도전>녹화에 참여했다. 그는 회견에서 “그 도전을 받아들였지만 실은 좀 두렵다. 방송에서 뭘 할진 모르겠지만 그냥 생존만 했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