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몽마이외르(왼쪽) 감독은 10년 동안 미하엘 하네케(오른쪽) 감독의 촬영현장을 동반하며 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피터팬픽쳐스 제공
다큐 ‘감독 미카엘 하네케’ 찍은
이브 몽마이외르 이메일 인터뷰
이브 몽마이외르 이메일 인터뷰
<피아니스트>(2001), <히든>(2005), <하얀 리본>(2009), <아무르>(2012)로 칸에서만 4차례 수상한 미카엘 하네케(73) 감독은 칸이 사랑한 감독일 뿐 아니라 가장 문제적인 감독중 한명으로 꼽힌다. 그의 영화를 본 관객들은 어떻게 그토록 집요하게 폭력과 악의 문제를 극단까지 몰고 갈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그는 약간의 단서가 될 수도 있는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다큐멘터리 <감독 미카엘 하네케>는 비엔나와 파리, 북부 독일과 루마니아 등 하네케가 영화를 만든 촬영 현장을 10년 동안 쫓아다니며 하네케의 영화세계를 파헤친다. “자신을 탐사하는 것을 거부한 하네케에 대한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와 나의 우정과 공모의 결과”라고 말하는 이브 몽마외르 감독을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감독이며 비평가인 몽마외르는 20여년 전 한 프랑스 영화 잡지를 위한 인터뷰를 하면서부터 하네케 감독과 친분을 쌓아왔다고 한다. 그는 “그뒤 거의 모든 하네케 감독 작품들의 제작 과정 영상을 만들면서 그에 대한 더욱 심도 깊은 다큐를 만들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고 제작 이유를 밝혔다.
집요하게 폭력·악의 문제 파고든
그의 영화세계 10년간 근접 관찰
“다음엔 봉준호 감독 다큐 찍고파” 다큐멘터리는 “나는 항상 모든 영화에서 진실에 접근하려고 했다. 상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불편한 진실도 말할 수 있다”는 하네케의 말로 시작해 <베니의 비디오>(1992)에서 <아무르>(2012)까지 10여편의 촬영현장과 작품들을 더듬으며 하네케의 ‘불편한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려 한다. 하네케는 <미지의 코드>(2000)를 찍던 줄리엣 비노쉬가 “가끔은 감독님이 좀더 밝고 희망적인 세계를 그리길 바라죠. 하지만 지금 방식을 고집할 것임을 알아요”라고 털어놓을 만큼 배우들을 탈진 상태로 밀어넣는다. 또 그의 영화를 본 관객들은 “섬세한 나치주의”라거나 “영화 중간에 나가고 싶었는데 길이 막혀서 못나갔다”고 분통을 터트리곤 한다. 하지만 하네케 감독은 오히려 관객에게 “당신은 지금 폭력을 소비하고 있음을 인정하라”고 도발한다. 몽마외르는 “다른 감독들도 그러하듯이 하네케 감독 역시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진실은 무뎌지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메이크업으로 덧칠되기 마련인 작품 속에서도 그는 관객을 기만하기 보다는 현실과 진실에 포커스를 맞추며,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관객들도 그의 작품 속에서 객관성을 가진 또 다른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엔 이자벨 위페르, 장 루이 트린티낭 등이 털어놓은 하네케 감독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담겼다. 몽마외르는 “객관성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작품 속에 등장하거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한 인터뷰는 작품에 활용하지 않았다”며 하네케와 비슷한 태도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음을 시사했다. 몽마외르 감독은 세계 각국의 배우와 감독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다.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도 각별한 그는 “특히 봉준호 감독은 액션, 코미디, 드라마, 그리고 사회성 있는 이야기를 절묘하게 버무려 ‘시네마 봉’이란 새로운 장르를 만든 천재”라며 “앞으론 봉준호 감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는 게 꿈”이라고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이브 몽마외르 감독
그의 영화세계 10년간 근접 관찰
“다음엔 봉준호 감독 다큐 찍고파” 다큐멘터리는 “나는 항상 모든 영화에서 진실에 접근하려고 했다. 상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불편한 진실도 말할 수 있다”는 하네케의 말로 시작해 <베니의 비디오>(1992)에서 <아무르>(2012)까지 10여편의 촬영현장과 작품들을 더듬으며 하네케의 ‘불편한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려 한다. 하네케는 <미지의 코드>(2000)를 찍던 줄리엣 비노쉬가 “가끔은 감독님이 좀더 밝고 희망적인 세계를 그리길 바라죠. 하지만 지금 방식을 고집할 것임을 알아요”라고 털어놓을 만큼 배우들을 탈진 상태로 밀어넣는다. 또 그의 영화를 본 관객들은 “섬세한 나치주의”라거나 “영화 중간에 나가고 싶었는데 길이 막혀서 못나갔다”고 분통을 터트리곤 한다. 하지만 하네케 감독은 오히려 관객에게 “당신은 지금 폭력을 소비하고 있음을 인정하라”고 도발한다. 몽마외르는 “다른 감독들도 그러하듯이 하네케 감독 역시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진실은 무뎌지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메이크업으로 덧칠되기 마련인 작품 속에서도 그는 관객을 기만하기 보다는 현실과 진실에 포커스를 맞추며,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관객들도 그의 작품 속에서 객관성을 가진 또 다른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엔 이자벨 위페르, 장 루이 트린티낭 등이 털어놓은 하네케 감독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담겼다. 몽마외르는 “객관성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작품 속에 등장하거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한 인터뷰는 작품에 활용하지 않았다”며 하네케와 비슷한 태도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음을 시사했다. 몽마외르 감독은 세계 각국의 배우와 감독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다.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도 각별한 그는 “특히 봉준호 감독은 액션, 코미디, 드라마, 그리고 사회성 있는 이야기를 절묘하게 버무려 ‘시네마 봉’이란 새로운 장르를 만든 천재”라며 “앞으론 봉준호 감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는 게 꿈”이라고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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