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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화제의 ‘엑소시즘’ 세계 125개국서 동시방영

등록 2016-06-10 20:10수정 2016-06-11 09:38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미국 드라마 <아웃캐스트>
올여름 미국 드라마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던 <아웃캐스트>가 지난주 국내에서도 방영을 시작했다. 세계 125개국 동시공개라는, 블록버스터 영화 개봉 기록 못지않은 방영 규모는 이 작품에 쏟아진 높은 관심을 말해준다. 세계적인 감독이나 배우가 출연한 것도 아닌 드라마가 방영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하나다. 초대형 흥행작 <워킹데드> 시리즈의 원작자 로버트 커크먼의 신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정식 출간 전에 판권이 팔렸을 정도로 주목받은 원작에, 커크먼이 직접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면서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이야기는 웨스트버지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8살 소년 조슈아(가브리엘 베이트먼)가 갑자기 벌레를 삼키고 제 손을 물어뜯는 기괴한 행동을 보인다. 마을의 목사 앤더슨(필립 글레니스터)은 소년의 이상행동이 빙의 증상임을 알아채고 구마의식을 벌이지만 역부족이다. 또 다른 주인공 카일 반스(패트릭 퓨짓)는 어머니의 빙의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남자다. 조슈아의 소문을 듣고 어린 시절을 떠올린 카일은 앤더슨의 구마의식을 돕게 되고 이 과정에서 뜻밖의 진실이 드러난다.

최근 영화 <검은 사제들>이나 <곡성>의 흥행으로, 오컬트와 엑소시즘 호러는 국내에서도 더 이상 낯선 장르가 아니다. 그런데 <아웃캐스트>는 이 장르에 제법 익숙한 팬들이라도 신선함을 느낄 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구마의식 묘사부터 그렇다. 앤더슨이 십자가, 성수, 향초 등으로 전통적 형식을 갖추는 데 반해, 카일의 행위는 지극히 이단적이다. 그가 빙의된 악마를 쫓아내는 방식은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폭력이다. 빙의의 힘으로 괴력을 발휘한다 해도 조슈아의 육체가 여린 소년의 것임을 고려할 때 그 위에 주먹을 내다 꽂는 카일의 모습은 악마의 존재 못지않은 공포와 충격을 안겨준다.

이러한 구마행위는 카일의 트라우마와 연관지어 볼 때 더 흥미로워진다. 입양아 출신인 그는 한없이 다정했던 양엄마가 빙의 증상을 나타내고부터 그를 잔혹하게 학대한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빙의 증상과 구마의식이 가정폭력, 아동 학대의 형태를 띠는 건 짧은 회상으로 드러난 카일 아내의 사례에서도 반복된다.

김선영 티브이 평론가
김선영 티브이 평론가
<워킹데드>에서 좀비의 충격효과보다 극단에 몰린 인간 심리에 초점을 맞췄던 커크먼은 <아웃캐스트>에서도 같은 시선을 취한다. 카일은 단지 악마와의 대결이 아니라 자신의 트라우마와 싸운다. 구마자가 내면의 어둠과 마주한다는 것은 이 장르의 기본 전제이긴 하나 <아웃캐스트>는 장르 안에 잠재된 심리극적 요소를 본격적으로 전개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한 해외 매체는 드라마의 이러한 점을 영화 <파이트 클럽>에 비유하기도 했다. 드라마는 카일뿐 아니라 앤더슨을 비롯해 마을 주민들에게도 어두운 사연이 있음을 암시한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첫 회였다.

김선영 티브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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