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포스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20번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7월21일부터 열하루간 역대 최대 편수와 최대 규모로 찾아온다. 새로운 경쟁 부문 코리안판타스틱 장편·단편 부문을 신설하고, 인더스트리 부문에 ‘메이드 인 아시아’와 ‘코리아 나우’를 이전의 나프(NAFF·Network of Asian Fantasticn Films)와 함께 ‘BIG’(BIFAN Industry Gathering)을 구성했다. 복잡하게 얽힌 세션도 마니아를 위한 ‘판타스틱 레드’ ‘금지구역’, 가족들을 위한 ‘판타스틱 블루’ ‘패밀리존’ 등으로 단순화했다.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는 전날 조직위원장에 선출된 정지영 감독이 함께했다. 21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정지영 감독을 첫 영화인 출신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올초 최용배 집행위원장을 선임한 뒤 제작자 심재명, 봉준호·김한민 감독, 배우 정진영 등이 조직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조직위원회의 영화인 비중이 3분의 2로 늘어난 쇄신의 연장선이다. 기자간담회장에서 정지영 신임 조직위원장은 “정지영만이 할 수 있는 게 뭘까, 이것을 이번 영화제를 통해서 찾아가면서 다른 영화제가 참고할 모범답안을 만들어가야겠다”고 말하며 의지를 밝혔다.
이번에 신설된 경쟁 부문 ‘코리안 판타스틱’은 한국 장르영화만으로 이루어진 세션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여성(박규리)과 옆집 사는 일식집 요리사 사이의 로맨틱코미디 <어떻게 헤어질까>, 월남 참전용사(박근형)와 성매매 청소년, 소외된 두 세대의 만남을 그린 <그랜드파더> 등 7편이 소개된다. 단편 부문에선 공모를 통해 응모된 841편 중 6편이 최종 경쟁작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니메이션적 성찰을 다룬 <비정상>, 백수삼촌에게 자물쇠 따는 방법을 배우는 소년이 나오는 <자물쇠 따는 법>, 청춘들의 공포영화 클리셰 극복기인 <안 죽을지도 몰라> 등이 상영된다. 심사위원단이 3개 부문 수상자를 심사하고, 관객 투표를 통해 관객상도 뽑는다.
신설되는 인더스트리 프로그램 중 하나인 ‘메이드 인 아시아’ 중 ‘베스트 오브 아시아’ 세션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2015년 박스오피스 1, 2, 3위 30편 전작을 상영한다. 김종원 부집행위원장은 “지난해 나프에서 지원했던 대만의 장르영화가 박스오피스에서 3위를 했다”면서 “B문화, B무비가 주류로 올라오는 아시아의 산업 흐름에 대한 집중조명”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올해 20주년을 맞아 ‘다시 보는 판타스틱 걸작선: 시간을 달리는 비판’에서는 사전 온라인 투표를 통해 뽑힌 역대 화제작 <킹덤> <큐브> <링> 등을 상영한다. <숟가락 살인마> 등의 대표적인 단편도 역대 화제작 앞에 하나씩 배치했다. 패밀리존 상영작을 대상으로는 부천 어린이들로 구성된 어린이 심사위원단도 구성됐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등 타협하지 않는 영화를 만들어온 나카시마 테츠야의 특별전이 기획되어 있다. 신설된 인더스트리 세션인 ‘코리아 나우’에서는 한국 영화 표현의 자유와 영화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토론하는 포럼 자리가 마련됐다. 개막작은 숲속에서 6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남자를 다룬 맷 로스 감독의 <캡틴 판타스틱>, 폐막작은 칸영화제에서 호평을 끌어낸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인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이다. 문의 http://www.bifan.kr/
구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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