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비욘드>는 2009년부터 시작된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의 완결판으로 옛 스타트렉에 대한 오마주와 새로운 요소들이 가득하다. 롯데시네마엔터테인먼트 제공
태어난지 50년된 스타트렉 시리즈가 새로운 우주를 완성했다.
18일 개봉하는 <스타트렉 비욘드>는 스타트렉 시리즈의 13번째 편이자 2009년 제이제이 에이브럼스 감독의 <스타트렉:더 비기닝>으로 시작된 리부팅 시리즈의 3번째 편이다. 이번엔 아예 스타트렉의 상징인 엔터프라이즈호를 파괴하며 시리즈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
구조 요청을 받고 외계 행성을 향하던 엔터프라이즈호와 대원들은 대규모 함대의 공격을 받고 알타미드 행성이라는 낯선 별에 불시착한다. 비상탈출한 대원 대부분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인에게 납치되고 커크 함장(크리스 파인)과 항해사 스팍(재커리 퀸토), 엔지니어 스코티(사이먼 페그), 함선 주치의 본즈(칼 어번) 등 함선 지휘관들도 뿔뿔이 흩어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주 함선간 전쟁이 주로 펼쳐졌던 예전 시리즈와 달리 이번 영화는 속도 빠른 액션으로 관객들을 몰아가는 등 <스타트렉 비기닝>부터 시작된 변화를 극대화한다. 하지만 원조 스타트렉 팬들을 위해 심어둔 이전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도 가득하다. 새로 연출을 맡은 저스틴 린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엔터프라이즈호가 지키려 했던 요크타운이라는 우주 정거장이 50개 종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 이유는 <스타트렉> 시리즈가 50년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 초반 커크 함장은 “항해를 떠난 지 966번째 날”이라고 말하는데 <스타트렉 오리지널 시리즈>의 첫번째 에피소드가 방영된 1966년에서 따온 대사이다. 또 본즈는 커크 함장과 술을 마시며 “커크의 생일은 커크 아버지 장례식날과 같다”고 말하는데, 커크 함장의 아버지 조지 커크의 죽음은 <스타트렉: 더 비기닝>의 첫 번째 사건이다. 낯선 행성으로 출발하면서 커크 함장은 대원들에게 “미지의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잠시 숨겨져 있을 뿐”이라고 연설하는데, 스타트렉 오리지널 시리즈에선 그의 아버지 조지 커크가 같은 연설을 하는 대목이 있다. 시리즈의 50년 역사가 상징과 암호로 영화 곳곳에 숨겨져 있다.
압권은 록 음악과 함께 불꽃놀이하듯 적의 함선을 무찌르는 장면이다. 반격을 시작하면서 함장 커크는 “소음 한번 내볼까”라며 그룹 비스티 보이즈의 ‘사보타쥬’를 큰 소리로 튼다. ‘사보타쥬’는 90년대를 상징하는 음악이면서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도 삽입된 곡이다.
엔터프라이즈호가 여러 갈래로 찢기는 충격적 장면을 목격한 시리즈 팬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 7월22일 한국보다 먼저 미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를 두고 미국 영화정보 사이트 ‘아이엠디비’엔 “이것은 스타트렉이 아니다” “얄팍한 줄거리, 통찰 없는 액션영화”라는 혹평이 잇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의 신선도 보증 점수는 83%로 다른 리부팅 시리즈인 <제이슨 본>(57%)이나 <수어사이드 스쿼드>(35%)보다 월등히 높다. 배신이라는 팬들의 분노와 혁신이라는 평가 사이 스타트렉은 새로운 길을 간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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