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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인천상륙작전’ 흥행 보수가 끌고 중년관객 밀고

등록 2016-08-04 16:30수정 2016-08-04 20:45

‘낡은 반공영화’ 혹평 속 400만 돌파
정치영화·가족물로 개봉 초 50대 관객 끌어들여
애국마케팅 만점주기·갈등조장도
<인천상륙작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인천상륙작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개봉 9일째 관객 400만명을 넘었다. 4일 이 영화를 투자·배급한 씨제이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내서 “낮 12시 400만을 넘었다”고 밝혔다. 개봉 전부터 평면적인 캐릭터와 개연성 없는 줄거리 탓에 ‘철 지난 반공영화’라는 혹평을 받아온 데 비해 ‘뜻밖의 선전’이다. 무엇 때문일까?

단체·중년관객 초반몰이 누가 <인천상륙작전>을 보았을까? 관객 구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개봉 첫 주 다른 영화보다 중·노년과 단체관람 비율이 높았다는 점이다. 씨지브이리서치센터 통계자료를 보면, 7월27일 개봉일부터 첫 주말인 31일까지 이 영화를 본 관객 중 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30.9%, 50대는 9.1%였다. 60대 이상은 2.3%다. 경쟁작인 <부산행>은 개봉 첫 주 40대가 25.3%, 50대가 6.1%를 차지했으며 60대 관객은 <인천상륙작전>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난해 천만 관객 영화 중 비교적 넓은 연령대가 본 것으로 알려진 <암살>도 40대가 26.5%, 50대가 7.9%였다. 보통 영화 개봉 첫 주는 15~35살 관객이 몰리고 중장년 관객 대부분은 개봉 2, 3주차부터 본격 관람에 나선다. 이런 점에 비춰 <인천상륙작전>에 초반 4050 관객이 몰린 것은 특이한 현상이다.

씨지브이(CGV)리서치센터 7월27~31일 조사 자료. 네이버 화면 갈무리
씨지브이(CGV)리서치센터 7월27~31일 조사 자료. 네이버 화면 갈무리

또 <인천상륙작전>의 경우 4명 이상이 함께 표를 끊은 경우도 전체의 23.7%에 이르렀다. 보통 영화관 4인 이상 관객 비율 15.9%를 크게 웃돈다.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나이 든 세대들이 초반부터 나서서 가족 혹은 단체관람으로 영화 흥행을 주도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군인·학생들의 단체관람 또한 많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관객 1명당 관람료를 말해주는 객단가 또한 다른 영화보다 낮다. 개봉 첫 주 <인천상륙작전>은 관객 1명당 7849원, <부산행>은 8245원, <제이슨 본>은 8225원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스크린으로 개봉한 대형 영화들 사이에서 객단가가 이토록 차이 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인천상륙작전> 관객 상당수가 할인·무료 혜택을 받았음을 뜻한다. 영화계 일각에선 중·노년층을 대상으로 초반 관객몰이를 위한 공짜·할인 마케팅이 광범위하게 벌어진 정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월26일 해군 부산기지 내 독도함(1만4500t) 비행갑판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 시사회가 열리고 있다. 해군 함정 위에서 영화 시사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는 우리 해군이 보유한 가장 큰 함정인 독도함 비행갑판에 대형 스크린, 음향장비, 조명, 의자 등을 설치하고 관객 1200명을 맞았다. 연합뉴스
7월26일 해군 부산기지 내 독도함(1만4500t) 비행갑판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 시사회가 열리고 있다. 해군 함정 위에서 영화 시사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는 우리 해군이 보유한 가장 큰 함정인 독도함 비행갑판에 대형 스크린, 음향장비, 조명, 의자 등을 설치하고 관객 1200명을 맞았다. 연합뉴스

엇갈린 평점의 진실 영화는 개봉 전 거의 모든 언론과 평단에서 혹평을 받았지만 개봉 뒤 관객 평점은 상당히 높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영화 <디워>의 경우처럼 영화 자체보다 국가주의적 시각에서 관람에 나선 관객층이 영화평론가들에게 반발하며 결집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실제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평점란을 보면 <인천상륙작전> 관객 평점은 10점 만점을 준 비율이 60%, 1점이 14%로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이러한 분포는 최근 영화들 중에선 10점이 81%, 1점이 7%였던 <연평해전>과 가장 비슷하다. 최하위 평가가 많았음에도 관객들이 조직적·압도적으로 10점 만점을 준 덕분에 평점이 높아진 것이다. 관객들이 영화 자체보다는 자신의 정치이념적 시각에 따라 극단적으로 평점을 매긴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평론은 다양한 바로미터로 영화를 평가하는 것으로 애초부터 상업적 성공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유독 이 영화만을 두고 평론가들과 관객의 대립구도로 설명하려는 것은 우익 세력의 정치적 의도로 봐야 한다”고 했다.

우익 관객 500만의 법칙 물론 이것만으로는 2030 관객이 400만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영화 전문가들은 “반공영화가 아닌 전쟁 블록버스터로 소비하는 20대 관객 성향”(영화마케터 한순호), “쉽게 접근하는 가족영화”(영화시장분석가 김형호) 등의 이유를 짚는다. <박스오피스 경제학>을 쓴 김윤지 박사는 “같은 시기 중·노년 관객을 대상으로 한 영화가 없었기 때문에 입소문에 의존하는 이들 관객의 특성을 타고 흥행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비슷한 관객층을 노리는 <덕혜옹주> 등이 개봉하고 난 뒤에도 <인천상륙작전>의 흥행세는 유지될까? 이용철 평론가는 “이념적 지형을 무시할 수 없다. 여름 시장 대형작 기본이 천만 관객이라고 했을 때 우익·보수 성향을 분명히 한 영화는 최소 500만 관객을 확보한 것”이라고 했다. 한순호 마케터와 김형호 분석가 등도 700만명 수준을 전망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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