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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한예리 “옆집 사람같은 편안함이 내 힘”

등록 2016-10-10 14:13수정 2016-10-10 20:38

<춘몽> <더 테이블> 부산영화제 2편 상영…꾸밈없고 소박한 연기 호평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배우 한예리는 북한 여자, 장애를 가진 여자처럼 특수한 역할이나 평범한 20대 여자 역할까지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어 왔다. 사람 엔터테인먼트 제공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배우 한예리는 북한 여자, 장애를 가진 여자처럼 특수한 역할이나 평범한 20대 여자 역할까지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들어 왔다. 사람 엔터테인먼트 제공
<춘몽>의 장률 감독은 한예리를 일러 “우리 고향(연변)의 정서를 갖고 있는 여성”이라고 했다.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을 함께 찍은 김종관 감독은 “흔들림 없이 꼿꼿한, 의지가 되는 배우”라고 했다. 모두가 사랑하는 여자(<춘몽>)지만 그의 속을 알 수가 없다(<최악의 하루>). 거짓말을 할 때 더 진실해 보이기도 한다.(<더 테이블>) 최근 한예리가 영화에서 맡은 역할은 한 여자의 과거와 미래인 것처럼 하나로 이어져 있다. 알수록 궁금증이 커진다. 도대체 한예리는 어떤 여자인가?

13일 개봉을 앞둔 장률 감독의 영화 <춘몽>에 출연한 한예리. 프레임글로벌 제공
13일 개봉을 앞둔 장률 감독의 영화 <춘몽>에 출연한 한예리. 프레임글로벌 제공
“글쎄요, 누군가 꾸는 꿈?”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춘몽> 속 예리 역할에 대한 그의 해석이다. 영화제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 한 카페에서 만난 한예리는 <춘몽>을 “예리가 꿈이라고 생각하고 극 초반 나른한 느낌으로 연기했는데 영화를 보니 다른 세 남자의 꿈일 수도 있겠다”고 했다. 영화에서 그는 저마다의 이유로 갈 곳이 없어 미적거리는 동네 청년 사이를 꿈속의 여자처럼 가볍게 오간다. 한예리는 “영화를 찍을 때만 해도 나중에 제대로 상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도 안 했는데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13일 개봉하게 됐다니 행복하다”며 “영화에서 길가에 버려진 장롱 속에 들어가 기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지금 마음 같아서는 제발 10만, 아니 5만이라도 관객이 들게 해달라고 장롱 속에 들어가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개봉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으면서도 장률 감독과 내리 3편을 찍었다. “<필름시대사랑>을 찍을 때 ‘예리, 이리 와봐’ 하면서 모니터를 보여주시더라고요. 제가 의식적으로 다른 곳을 잠깐 보는 장면이었는데 감독님이 ‘어떤 것 같아? 그럴 필요 없어. 내 영화에선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고 그 뒤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경쾌해지더라고요. 이분과 한번 더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장률 감독이 한 말은 꾸밈없고 소박한 한예리의 연기 스타일을 알아봤다는 뜻인 듯하다.

제21회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된 김종관 감독 <더 테이블>의 한 장면.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제21회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된 김종관 감독 <더 테이블>의 한 장면.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2007년 영화 <그림자>로 데뷔해 <푸른 강은 흘러라> <바다쪽으로 한 뼘 더> <물리 수업> 등 수작으로 평가받는 독립영화엔 항상 그의 이름이 있었다. 스며들듯 스크린에서 존재와 이름을 알려온 그는 2016년 영화 <사냥>과 드라마 <청춘시대>에서 주연을 맡은데다, 영화 <최악의 하루> <춘몽> <더 테이블>이 모두 개봉하면서 그야말로 ‘한예리의 해’를 맞았다. “영화는 인간 한예리가 아닌 극중 인물의 매력을 따지니까 (이렇게 여러 작품에 나오는 것이) 가능한 일이었을 거예요. 만약 예쁜 사람이 나와야 하는 역할이라면 제가 못했을 수도 있겠죠. 사람이 사람한테 애정을 쏟으려면 자주 봐야 하는데 저는 옆집에 사는 사람 같으니까 어떤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게 아닐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불편함이 없는 게 내 힘”인 것 같다는 한예리의 말이다.

“그나저나 내년이 걱정돼요. 영화는 찍으면 1년은 돼야 나오는데 저는 이제 농사지어놓은 작품이 하나도 없거든요. 근데 이제 저도 이런 부담을 갖게 됐구나. 신기한데요!”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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