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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나랑 너무 다른 배역도, 정말 가까워질 수 있어요”

등록 2016-12-19 11:44수정 2016-12-19 18:32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주연 채서진
언니 김옥빈 보며 배우생활 예습
“대학 땐 한 달 3편씩 단편 찍어
이렇게 매력적인 직업 또 있을까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통해 첫사랑 이미지로 떠오른 배우 채서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통해 첫사랑 이미지로 떠오른 배우 채서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제가 원래 말이 느려요. 평소에 차분하고 여성적인 스타일이라서 <초인>의 소녀나 <커튼콜>의 여배우 슬기, <긍정이 체질>의 방혜정을 보면 다들 너와는 너무 다른 사람들이라며 깜짝 놀라요. 역할을 만들었을 때 느끼는 재미가 정말 커요. 역할이 주어지면 저, 정말 그 인물과 가까워질 수 있어요.” 인간 채서진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연아가 아니었을까?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그와 이야기하다 보면 영화 속 연아와 이야기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작년에 <초인>을 찍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어요. 그때 홍지영 감독님이 심사위원이었는데 저한테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홍 감독님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만드신다고 해서 오디션 보러 갔더니 ‘소녀가 여인이 돼서 왔네’ 하면서 반겨주시더라고요. 그날 오디션은 영화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거였는데 제가 1000번째 후보쯤 된다고 했어요. 그런데 오디션이 끝나고 나서도 감독님이 저한테 너는 어떤 사람이냐고 한참 물어보시더라고요.” 영화에서 채서진은 순진하고 철없는 여자라는 진부한 첫사랑의 이미지가 아니라 든든한 버팀목, 놓쳐서는 안 될 존재로서 첫사랑의 이미지를 만든다.

채서진은 배우 김옥빈의 7살 아래 동생이다. 실제 보면 막내라기보다는 장녀 같은 속깊은 인상이다. 어려서 배우인 언니에게 생기는 일들을 보고 자란 그에게 이제는 자신도 유명해졌으니 ‘멘탈 강화’ 훈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한다. “지금도 충분히 강하긴 해요. 초등학교 때부터 언니에 대한 기사나 악플을 읽어왔기 때문에 외모 비하나 어지간한 말은 신경쓰지 않고 넘어가는데… 나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고 쓰는 댓글을 보면 속이 상하죠.”

2006년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김옥빈 아역으로 잠깐 출연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심심하면 언니(김옥빈)가 보던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그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들어갔고 진짜로 배우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어요. 영화과 학생들이랑 한 달에 세 편씩 단편영화를 찍었는데 그러면서 나도 모르는 내 모습, 파트너와 호흡이 맞았을 때 생기는 짜릿함, 영화 하나를 위해 발휘하는 에너지를 알게 됐어요. 이보다 매력적인 직업이 또 있을까요.” “수십편의 습작을 찍었지만, 먼저 영화과 학생들과 엄청난 단편을 찍은 변요한 선배의 기록엔 미치지 못했다”는 그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서 변요한을 만나 함께 연기했다.

“영화에서 변요한 선배와 함께 소파에 누워 있는 장면을 찍을 땐 처음으로 제 배역에 믿음이 생기는 시점이었어요. 컷 들어가면 변요한 선배가 수현으로 보이며 정말 편했고 저도 연아로 느껴졌어요. 제가 그 장면에서 갑자기 입을 맞추죠. 대본엔 없는 장면이었는데 연아가 됐던 것 같아요. 촬영 초중반쯤 됐는데 그때부터 긴장을 풀었던 것 같아요.” 이 신인배우는 8일 <커튼콜>(감독 류훈)에 이어 14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까지 두 편의 출연작이 동시에 개봉하면서 배우로서의 재미에 눈뜨고 있다.

“<커튼콜>에서 전무송 선배님을 만났는데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같다’고 하시며 어린 조연들에게도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느꼈어요. 어른이 되면 안 바뀌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런데 후배들에게 자신이 맞게 하는 거냐고 물어보고 고치려고 하시더라고요.” 그가 되고 싶은 배우는 이런 사람인가 보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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