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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마리옹 코티야르의 마력

등록 2017-01-11 14:22수정 2017-01-11 21:46

이달에만 3편 개봉 ‘얼라이드’ ‘어쌔신 크리드’ ‘단지 세상의 끝’
…“그 아니면 못할” “천의 얼굴” 스파이?과학자 등 소화
<얼라이드>에 출연한 마리옹 코티야르. 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얼라이드>에 출연한 마리옹 코티야르. 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1월 극장에선 마리옹 코티야르가 마리옹 코티야르와 싸운다. 11일 개봉하는 <얼라이드>에서는 이중 스파이 마리안 부세주르로 관객을 찾고, 같은 날 개봉한 <어쌔신 크리드>에서는 미래사회의 과학자 소피아 라이킨 역으로 등장한다. 19일 개봉하는 <단지 세상의 끝>에서는 폭력 남편(뱅상 카셀)의 아내로 또 관객의 눈을 맞춘다. 작품의 무게들 또한 가볍지 않다. <단지 세상의 끝>은 젊은 거장 그자비에 돌란의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이고, <어쌔신 크리드>는 <맥베스>(2015년)의 감독(저스틴 커젤)과 주연배우(마이클 파스빈더와 코티야르)와 다시 만나 만든 세계관이 독특한 게임 원작의 영화다. <얼라이드>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1940년대 카사블랑카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로맨스물이다. 영화 개봉 즈음 브래드 피트가 이혼을 하면서 코티야르와의 염문설이 돌기도 했다.

예술영화와 장르영화, 강한 여자와 순종적 여자 마리옹 코티야르의 출연작 리스트에는 장르영화와 예술영화, 할리우드 대작과 프랑스 영화가 번갈아가며 촘촘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2011년)에서는 1920년대 문화 황금기를 상징하는 여성이 되고, 다르덴 형제의 <내일을 위한 시간>(2014년)에서는 옆집에 사는 듯한 여성 노동자가 된다.

<인셉션>에 함께 출연한 리어나르도 디캐프리오는 “그녀 자체가 모든 순간에 강하면서도 연약하고, 희망과 상심을 동시에 품게 하”기에 영화의 ‘팜파탈’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고 말한다. 개봉 영화들에서도 마리옹은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이중 삼중의 스파이’다. 아버지의 야망에 맞서는 딸(<어쌔씬 크리드>)이자 남편의 폭력에 대해서 눈을 내리까는 것이 다인 여성(<단지 세상의 끝>)이다. <얼라이드>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계속하지만 좀처럼 그 속을 알 수 없고, <어쌔신 크리드>에서는 사랑해선 안 되는 남자에 푹 빠졌지만 차가운 얼굴을 계속하고 있다.

<어쌔신 크리드>에서 자신의 ‘실험 쥐’를 사랑하게 되는 과학자를 맡은 마리옹 코티야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어쌔신 크리드>에서 자신의 ‘실험 쥐’를 사랑하게 되는 과학자를 맡은 마리옹 코티야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에디트 피아프와 잔다르크 “그가 내게 사랑을 속삭일 때 언제나 같은 말이라도 나는 정신이 어떻게 되고 말지요.” 프랑스의 위대한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라비앙 로즈)의 노랫말이다. ‘에디트 피아프’는 코티야르를 따라다닌다. 코티야르는 에디트 피아프를 연기한 <라비앙 로즈>(2007년)로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감독 올리비에 다앙은 에디트 피아프의 눈과 비슷해서 캐스팅을 했는데, 코티야르가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투자사가 투자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공개되자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다. 베를린영화제에서는 15분간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닮은 건 눈만이 아니었다. 반달 눈썹, 허스키한 목소리, 제스처까지 ‘완벽한 모사’는 피아프가 살아돌아온 듯했다. 코티야르는 이 연기로 영어가 아닌 언어로 연기한 배우로는 최초로 오스카상을 거머쥔다. ‘라비앙로즈’는 그가 출연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과, 현재의 동거인 기욤 카네와 만난 <러브 미 이프 유 데어>(2003년)에서 테마곡으로 쓰인다.

또다른 프랑스 영웅 ‘잔다르크’와의 인연도 깊다. <잔다르크 오 부셰>에서 잔 다르크 역을 맡아 2015년 연극 무대에 섰다. <어느 멋진 순간>(2006년)에서 러셀 크로는 자신에게 복수한 그녀를 ‘잔 다르크’라고 부른다.

<단지 세상의 끝>에 출연한 마리옹 코티야르. 앳나인필름 제공
<단지 세상의 끝>에 출연한 마리옹 코티야르. 앳나인필름 제공
그녀가 아니면 안 되는 것들 배우 케이트 블란쳇은 “그녀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것”(<버라이어티>)이라고 <러스트 앤 본>에서의 연기를 극찬했다. <이민자>의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그녀를 만난 뒤 에바 역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에바는 물건처럼 건네지는 여자지만 영상에서는 성녀처럼 보인다. 같은 역이라도 그녀가 맡으면 한 겹이 더해진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에는 아들을 잃고 비탄에 잠겨 있던 ‘레이디 맥베스’가 영화 <맥베스>에선 왕에 대한 욕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인물이 된다. 스파이물에서 유혹하는 여자가 모험담의 매개물이지만 <얼라이드>에서는 남녀가 공동으로(allied) 액션을 펼친다.

구둘래 남은주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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